통합당, 워크숍 첫날… 한국당에 ‘조건 없는 29일 합당’ 요구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21일, 이틀 일정의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을 열고 당의 진로 및 혁신 방안을 모색했다. 워크숍 첫날 당선인들은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 20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29일까지 조건 없는 합당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당선인 연찬회 중간브리핑을 갖고 통합당과 한국당의 합당을 요구하는 당선인 84명 전원 명의의 입장문을 낭독했다.

배 원내대변인은 “우리는 국민과 당원 앞에 선거 후 하나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지금까지 우리 입장은 한결같다. 국민과 당원 앞에 드린 약속 이외 다른 이유와 명분은 필요하지 않다”며 “180석 거대 여당과 이기는 협상을 하기 위해 양당이 단일대오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된 힘으로 대한민국의 소중한 가치와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정당이 합세한 ‘4+1 협의체’ 주도의 공직선거법 개정에 반발해 탄생한 임시 정당이다. 이들은 총선이 끝나면 합당하겠다고 국민 앞에 공언하며 지지를 호소한 만큼 21대 국회 개원 전에 합당 절차를 마무리짓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선인들은 한국당에 △통합당은 조건 없이 5월 29일까지 한국당과 반드시 통합한다 △통합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를 즉시 준비한다 등 2개 사항을 제안했다.

다만 한국당이 이같은 합당 요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최근 ‘조속한 합당’이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한국당은 5월 내 합당이 다소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합당 논의를 위한 양측 수임기구도 인력 구성은 마쳤지만 마땅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한국당은 당헌에 따라 29일 마무리되는 원 대표의 임기를 최대 3개월 늘리는 안건을 오는 26일 전당대회에 올리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21대 국회에서 당분간 독자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합당 방식도 다소 온도차가 있다. 원 대표는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과 한국당은 흡수 통합이 아니라 당 대 당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통합당 당선인들의 ‘조건 없는 합당’이라는 조건이 양당 합당 논의에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합당 논의 과정에서 파열음이 발생해 최악의 경우 갈라서기라도 한다면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배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지도부의) 입장이 다를 경우 설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민에게 한 약속이라 한국당에서 통합 대의명분에 대해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당명, 전국위 일정 등에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 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통합당은 이날 워크숍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 등과 관련한 진상규명 TF를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윤미향 사태가 사회를 흔들고 시민단체가 기부받은 것을 자기들이 부정 사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 지탄이 나온다”며 “우리 당에서 TF를 구성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윤미향 TF’ 위원장은 검사 출신 곽상도 의원이 맡는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같이 사회적·정치적으로 엄중한 사안이 나올 때마다 수시로 TF를 구성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당은 이날 원내부대표단과 정책위부의장단 임명안도 의결했다. 원내부대표단은 당규에 따라 15인 이내로 구성할 수 있으나 11명으로 마무리했다. 한국당과 합당을 고려해 4석을 비워둔 것이다.

통합당은 내일(22일) 이어지는 워크숍에서도 향후 지도체제, 탈당파 복당 문제 등 당의 미래를 결정지을 주요 현안을 놓고 당선인간 치열한 토론이 벌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주호영 권한대행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성격도 띤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워크숍을 시작하는 자리에서 당선인들에게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당선인과 첫 자리인데 중요한 소임을 맡겨줘서 고맙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어떤 방식에 따라 (당의 진로가) 결정되면 반대 입장이라도 흔쾌히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당의 진로를 정하는 매우 중요한 워크숍이 될 것”이라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고 의견을 내 달라. 오늘을 계기로 당원, 국민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을 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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