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8 05:17
막 내린 20대 국회, 4년의 발자취
막 내린 20대 국회, 4년의 발자취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5.21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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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끝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나가자 관계자가 문을 닫고 있다. 20대 국회의 공식 회기 종료는 오는 29일이다./뉴시스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끝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나가자 관계자가 문을 닫고 있다. 20대 국회의 공식 회기 종료는 오는 29일이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20대 국회가 지난 20일 열린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법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등 비쟁점 법안 141건의 안건을 2시간 40분 만에 쾌속 처리하고 문을 닫았다. 20대 국회 임기는 29일까지 남아있지만 더 이상 의사일정은 없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저 법안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시에 여야의 격한 충돌로 ‘동물국회’라는 비판도 받는다. 특히 20대 국회 전반기와 후반기 평가가 엇갈린다. 전반기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정도로 국회가 위상을 갖고 제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후반기는 정쟁과 진영 싸움으로 얼룩진 최악의 국회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배제하고 범여권 ‘4+1’ 협의체와 게임의 룰인 공직선거법을 일방 처리하면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여당의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제1야당인 통합당은 삭발과 단식 등 극한 투쟁 방식으로 일관하면서 무조건 여당의 발목을 잡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1일 <시사위크> 통화에서 “20대 국회 전반기는 통합당 내에서도 개혁파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설 정도로 국회는 제대로 된 위상을 갖출 만큼의 노력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후반기에는 민생 관련 법안들은 거의 발목이 잡히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서 국회가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며 “후반기는 2년 내내 정쟁과 진영간 싸움만 벌였다. 민주화 이후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20년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통합당 정병국 의원의 마지막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도 20대 국회에 대한 일반적 평가가 그대로 녹아있었다. 정 의원은 “결국 국회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고, 정치가 국가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되돌아보니 국민의 절실한 민생을 위해 거리로 나가고 의사당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이 언급했던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던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20대 국회 4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21대 국회에서는 20대 국회가 남긴 불명예가 반복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16년 4월 14일 오전 국민의당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상황판에 당선된 후보의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16년 4월 14일 오전 국민의당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상황판에 당선된 후보의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뉴시스

◇ 20대 총선 ‘국민의당 돌풍’으로 다당제 시대 열려

20대 국회는 2016년 4·13 총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키면서 다당제로 출발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을 포함해 38석을 얻어 제3정당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 안 대표는 “캐스팅보트 역할에 만족하지 않으며, 향후 국회 운영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당은 2017년 대선에서는 안철수 대표를 후보로 내세워 제3정당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21.4%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끊임없이 내홍을 겪다 2018년 2월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탈당파가 만든 바른정당과 합당, 바른미래당이 창당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16년 12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관련 호외가 뿌려지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16년 12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관련 호외가 뿌려지고 있다./뉴시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 

20대 국회의 첫 해인 2016년과 이듬해인 2017년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이 있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가 국가 중대사를 쥐락펴락한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광화문 광장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매주 열렸다. 국민들의 분노는 국회 담장을 넘을 기세였고 결국 그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 반대 45표, 무효 7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이후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두 달 후인 5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다음날 약식 취임식을 거쳐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018년 3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한 2018년 성차별, 성폭력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2018분 말하기 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투 대자보 게시판을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뉴시스
지난 2018년 3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주최한 2018년 성차별, 성폭력의 시대를 끝내기 위한 2018분 말하기 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투 대자보 게시판을 한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뉴시스

◇ ‘미투 폭로’ 정국 흔들어

지난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며 촉발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는 전 사회로 퍼졌고, 정치권도 뒤흔들었다. 당시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미투 파문을 일으켜 큰 충격을 안겨줬다.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도 그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중 미투 의혹에 휘말렸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 역시 미투 의혹이 제기되면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전 사회적으로 퍼진 ‘미투 운동’은 성폭력 처벌법 발의로 이어졌다. 성폭력 처벌법은 20대 국회에서 총 132건 발의됐으며 2018년에만 56건 발의됐다.

지난해 4월 3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회의장 앞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드러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4월 3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회의장 앞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드러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 여야 패스트트랙 충돌, ‘동물 국회’ 오명 남겨

이와 함께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20대 국회에 ‘동물 국회’라는 낙인을 찍었다. 지난해 4월 말 민주당은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손잡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3개 법률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것을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현 통합당)과 극한 대치를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몸싸움을 불사했고 상임위 회의 저지를 위해 바닥에 눕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시도하려는 측과 저지하려는 측이 격하게 충돌하면서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만에 ‘동물국회’가 재현됐다.

지난 2019년 9월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의원들과 악수하기위해 걸어가고 있다./뉴시스
지난 2019년 9월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의원들과 악수하기위해 걸어가고 있다./뉴시스

◇ ‘조국 사태’ 민심 이반 초래

마지막으로 지난해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명하면서 시작된 ‘조국 사태’는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정국을 휩쓸고 갔다.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이후부터 조 전 장관 자녀들의 입시 의혹, 사모펀드·웅동학원 위장 소송 등 가족 관련 의혹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지난해 9월 6일 우여곡절 끝에 조 전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고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의 격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9일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했으나 그는 취임한 지 35일 만인 10월 14일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조국 사태’는 정치권의 여야 충돌을 넘어서 ‘조국 찬반’ 대립으로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켰다. 특히 ‘조국 사태’는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라는 문재인 정부의 모토를 크게 퇴색시키면서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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