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저축은행인 JT친애저축은행이 깜짝  대규모 배당을 결정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저축은행인 JT친애저축은행이 깜짝 배당을 결정했다. 이번 배당은 JT친애저축은행이 2012년 국내에 진출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갑작스런 배당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2012년 시장 진출 첫 배당… 182억원 대주주에 집행

JT친애저축은행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27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배당 규모는 182억1,180만원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일본 J트러스트그룹이 옛 미래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해 출범시킨 곳이다. J트러스트그룹은 한국에서 JT친애저축은행 외에도 JT저축은행, JT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지분 100%는 J트러스트그룹 일본 자회사인 J트러스트카드가 보유 중이다. 

이번 배당은 J트러스트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J트러스트는 배당을 통한 이익 회수보다는 한국시장 안착에 주력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특히 한국 상륙 당시, 불거진 이슈를 해소시키기 위해 투자와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여왔다. J트러스트는 일본계인데다 국내에서 대부업체로 처음 사업을 시작해 다소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여파로 국내에서 반일감정이 고조됐을 당시, J트러스트 산하 한국 자회사들도 불매운동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당에 대해서도 그간 조심스런 입장을 보여 왔다. 자칫 ‘국부유출’ 등 구설이 불거질 수 있어 조심스러웠을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대규모 배당이 결정되다 보니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J트러스트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사태가 배당 결정에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영업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해외 법인은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이에 동남아 해외법인에 대한 경영지원 및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번 배당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동남아 해외 법인 지원 목적”

아울러 JT친애저축은행의 배당 정책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친애저축은행은 2015년부터 흑자가 나기 시작해 최근 몇 년간 누적 순이익이 983억원 가량 된다”며 “순이익 증가로 이익잉여금이 쌓여있는 만큼 배당 여력은 충분한 상황”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JT친애저축은행의 이익잉여금은 439억원을 기록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2조2,067억원 규모의 중대형사다. 지난해 순이익은 314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순이익 대비 배당금 규모는 57% 수준이다. 작년 순이익과 비교할 시 적지 않는 규모지만, J트러스트그룹 측은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를 감안해달라는 입장이다. J트러스트그룹 관계자는 “JT친애저축은행의 추가적인 배당 계획은 아직까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저축은행 업황도 갈수록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JT친애저축은행이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저축은행 업계는 법정 최고금리의 잇단 인하와 각종 영업 규제로 얼어붙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중대형사들이 업황 난조에도 실적 선방을 이어가 겨우 벼텄지만 올해 영업 환경을 쉽게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저금리 기조가 금융계를 강타한데다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박윤호 JT친애저축은행 신임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하면서 회사의 내실 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취임 당시 “JT친애저축은행은 점점 악화되어 가는 영업환경 속에서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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