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5 19:10
경색된 남북관계 풀 문재인 대통령의 묘책
경색된 남북관계 풀 문재인 대통령의 묘책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5.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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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나란히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올해 북미 관계가 진전이 없을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직접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일 단독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나란히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4년차에 접어들었으나, 북미관계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문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게다가 최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까지 중단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 진전 여부와 상관없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의미를 찾지 못하는 미국과의 대화는 최소 미국 대선 때까지는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에 가봐야 전망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성과 없는 대화에 회의적인 입장이 됐다는 의미다.

마체고라 대사에 따르면 하노이 회담 이전에는 북한이 단계별 비핵화 조치에 합당한 미국 측의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거래를 시도했다면, 이제는 미국이 영구적으로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그것을 구체적 행동으로 증명하라는 게 대화 재개 조건이라는 것이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해 12월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제재가 지속할 객관적 현실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민간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노선’ 회귀를 선택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11일에 발표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언급했다. 김 고문은 당시 담화에서 “조미(북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를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게다가 11월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어 ‘탑다운’ 방식의 북미대화는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마체고라 대사와 김 고문의 담화를 종합하면 북한은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으며, 그 이후에도 미국이 북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대화 재개가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집권 4년차를 맞은 문 대통령으로서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발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만일 올해를 성과 없이 보낸다면, 문 대통령에게는 1년의 시간 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에 북미관계와 무관하게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2일 공개된 ‘창작과 비평’ 2020년 여름호 대담에서 “올해도 북미 간 진전이 없다면 문 대통령은 미국과 충분히 소통하되 부정적 견해가 있어도 일을 만들고 밀고 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지금 남북이 하려는 것은 국제적 동의도 받고, 막상 논의하면 미국도 부정하지 못하는 일”이라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하는 결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이후 기자단 질의응답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끼리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 나가자”며 북측에 코로나19 공동 방역 및 남북 협력 사업 추진을 제안한 것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사태를 최우선에 두고 해결해야 한다. 높은 지지율과 ‘거대 여당’ 프리미엄을 안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코로나 대처’가 주된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문 대통령도 남북협력의 첫 발을 ‘남북 공동방역’으로 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 국면과 관련해 방역 협력을 수차례 제안해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통일교육원 ‘통일정책최고위과정’ 특강에서 “정부는 현재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면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남북 모두에게 위기이지만, 동시에 전염병 공동대응 등 보건의료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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