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3 10:10
김종인 비대위, 출범 앞두고 당내 반발에 골머리
김종인 비대위, 출범 앞두고 당내 반발에 골머리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05.25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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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 내정자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인 내정자는 오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한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 내정자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둔 가운데 당내 일각의 반발에 골치를 앓은 모습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꾸려지기도 전에 자강론을 주장하는 일부 중진들에 의해 비대위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4·15 총선 이후 이어졌던 지도부 공백을 덮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통합당 입장에선 상당한 악재인 셈이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5선·부산 사하을)은 25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종인 비대위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전국위원회를 열어야 하고 일단 당원들의 의사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조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외부에 의존하는 모습이 버릇처럼 돼버렸다”며 “지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2008년도에 81석 정도의 어려운 의석수임에도 자체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를 뽑아 내부를 강화해 지금의 집권여당이 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이 20대 국회에서도 외부에 의존해 치렀는데 이번에 또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며 “내부에서 잘못된 부분은 잘못된 대로 책임지고 가는 모습, 스스로 변화하고 강해지는 모습에서 진정으로 당이 더 좋아진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22일 당선인 워크숍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로의 지도체제 전환에 뜻을 모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시 “김종인 박사를 우리 당 비대위원장으로 내년 재보궐선거 때까지 모시기로 압도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통합당은 오는 27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거쳐 당헌 개정 절차를 갖는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까지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서다.

통합당 당헌 부칙에 따르면, 8월 31일 전당대회를 열어 공석인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27일 상임전국위에서는 비대위를 두면 해당 부칙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 경우 김종인 비대위 임기는 3개월에서 약 1년으로 늘어난다.

다만 조 최고위원의 말처럼 상임전국위에서 이같은 당헌 개정안이 부결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3개월 임기의 ‘관리형 비대위’를 받아들일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말 심재철 전 원내대표 지도부에서 비대위 임기 연장을 위한 상임전국위를 개최했지만, 총원 45명 중 과반을 하회하는 17명만 참석해 의결 정족수 미달로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당시 김 내정자도 짧은 임기의 비대위원장직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반대 목소리는 조 최고위원 외에도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도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혁신할 자격도 없다’는 변명으로 또 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며 “‘집도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병들어 있다’는 나약함으로 노태우 시대에서 문재인 시대까지 풍미했던 노회한 정객의 품에 안겼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또 “세대교체, 과거 단절, 젊은 정당을 외친 지 하루만에 그것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을 경륜이라는 포장지에 싸 차기 대선과 내년 보궐선거까지 몽땅 외주를 줬다”며 “세대교체도 남이 해줘야 하고, 젊은 정당도 남이 만들어줘야 하고, 과거와 단절도 남이 끊어줘야 하는 자생력 없는 정당임을 고백했다”고 했다. 이어 “부끄럽지만 어쩌겠나. 민주정당에서 투표로 결정된 사안이니 당선자 총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들의 선택이 더 현명한 선택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적었다.

그럼에도 당내 분위기는 이미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이미 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다수가 김 내정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보장하기로 뜻을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주 원내대표가 직접 김 내정자의 비대위원장직 수락 입장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다만 22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김종인 비대위 출범 문제가 사실상 일단락 됐음에도,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루가 머다하고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반발이 나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27일 전국위에서 당헌 개정 등이 결정되면 지금은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도 한 뜻으로 따라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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