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기역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당선인 논란에 불을 지핀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입을 다물었다. 여전히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강훈석 수석대변인은 전날(25일) 국회 브리핑에서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함께 해온 이용수 할머니께서 기자회견까지 하시며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윤미향 당선인에 대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민주당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 당선인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해 왔다. 강 대변인은 지난 20일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서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외부 회계감사와 행안부 등 해당기관의 감사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다”이라며 “개별적으로 의견들을 분출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각에서는 2차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의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2차 기자회견 이후에도 민주당이 여전히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향후 민주당과 윤 당선인을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직후 윤 당선인과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전날(25일) 논평을 통해 “윤 당선자는 정의연 전 대표로서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것 자체만으로도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거취 문제를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검찰 수사 상황을 보겠다는 시간벌기가 아닌 속죄하는 마음으로 조속히 진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 또한 “윤 당선자와 민주당은 또 무엇이라 할텐가. 여전히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됐다고 할텐가”라며 “국민 앞에, 할머니들 앞에 정작 미안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이제 윤 당선자와 민주당이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 내부의 기류 변화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상식적인 선에서 뭔가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고 해명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한다”며 “이렇게 시끄럽게 된 것 자체가 사과해야 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