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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김윤석부터 정진영·정우성까지… ‘믿보배’의 감독 도전기
2020. 05. 2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에서 감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왼쪽부터) 김윤석과 정진영, 정우성 /뉴시스
배우에서 감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왼쪽부터) 김윤석과 정진영, 정우성 /뉴시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감독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영화 ‘미성년’으로 신인감독 신고식을 치른 김윤석에 이어 정진영, 정우성 등이 첫 장편 연출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연기력은 물론,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까지 갖추며 ‘믿고 보는’ 배우로 꼽히는 만큼, 연출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들의 행보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먼저 배우 김윤석은 지난해 4월 ‘미성년’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부모의 불륜을 알게 된 두 여고생이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메가폰을 잡은 김윤석은 배우 김윤석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매 작품 굵직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그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섬세함과 유머러스함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담백하면서도 위트 있게 풀어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파격적인 결말을 택하는 등 도전적인 연출을 선보였는데, 당시 김윤석은 “‘용감하게 드러내자’라는 마음으로 정면승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작품들이 편집점이 똑같아지고, 개성이 없어진다”며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 개성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 타자는 연기 인생 33년 차 관록의 배우 정진영이다. 1988년 연극 ‘대결’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뒤 연극 무대는 물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해왔던 그는 영화 ‘사라진 시간’ 연출을 맡아 배우 출신 영화감독 대열에 합류한다.

연출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윤석(위)와 정진영. /쇼박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출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윤석(위)와 정진영. /쇼박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 분)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배우 조진웅이 원톱 주연으로 나선다.

오랜 시간 연출의 꿈을 키워온 정진영이 직접 스토리 원안부터 각본을 써 눈길을 끈다. 하루아침에 나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신선한 설정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깊이 있는 주제 의식까지 모두 담아내 장르적 쾌감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조진웅이 “원작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고 했을 정도로 탄탄한 서사를 예고, 기대를 모은다.

정진영은 “인생의 이야기를 하되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할 만큼 재밌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선입견 없이 계속 변모해가는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정우성 역시 장편 영화감독 데뷔를 준비 중이다. 2014년 단편 ‘킬러 앞에 노인’을 연출한 바 있는 그는 첫 장편 연출작 ‘보호자’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보호자’는 자신에게 남은 단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정우성은 연출과 주연을 맡아 새로운 변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감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하정우는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 등을 연출했고, 유지태는 단편영화 ‘마이 라띠마’를 선보였다. 문소리도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도 배우 출신이고, ‘초미의 관심사’ 남연우도 배우와 감독을 겸업하고 있다.

배우 출신 감독들은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은 물론, 배우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조진웅은 ‘감독’ 정진영과 작업에 대해 “배우 출신 감독은 내가 어디가 가려운지 안다”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더 편하게 작업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과 작업한 공유도 “배우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어서, 심플하지만 정확한 디렉션을 준다”며 “쪽집게 과외선생님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출작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