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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한국이 한국 시장에서 카메라사업을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림푸스가 오는 6월 30일을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카메라사업을 철수한다. 한국 카메라 시장 축소와 이에 따른 적자가 이유다. 하지만 카메라사업을 포함하는 영상사업 부문은 한국 외 글로벌에서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림푸스의 한국 시장 철수 결정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카메라는 부수적인 사업, 의료·사이언스솔루션 집중”

올림푸스한국은 “의료사업과 생명과학·산업분야를 선도하는 사이언스솔루션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올림푸스의 매출과 이익을 견인하고 있고 성장 잠재력 또한 가장 크다”며 “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의료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림푸스한국은 OM-D, PEN 등 미러리스 카메라와 교환식 렌즈를 주력으로 그동안 수익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한국 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고 기대하는 성과 달성이 어려워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한국 시장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 서초동 본사의 직영점과 공식 온라인 쇼핑몰도 오는 6월 30일 함께 폐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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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한국이 국내 카메라사업 종료 안내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 올림푸스한국 홈페이지 갈무리

올림푸스한국의 이 같은 결정은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한국 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고 스마트폰에 밀린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에 밀린 미러리스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DSLR)는 최근 몇 년 간 고성능 카메라 시장으로 특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카메라 시장에는 마니아층만 남게 됐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푸스는 일본 시장에서 캐논, 소니, 니콘 등 대형 전자 브랜드와 비등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에 밀려 입지가 좁은 상황이다. 국내 매출에서 디지털카메라 등 영상사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6% 수준으로 낮다.

뿐만 아니라 올림푸스가 지난 2월 공시한 2020년 3분기(회계연도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 카메라와 오디오 등 영상사업 부문에서는 74억엔(약 8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상사업 부문에서 총 183억엔(약 2,100억원), 지난 2018년에는 12억엔(약 137억원) 적자를 각각 기록해 3년 연속 영상사업 부문이 적자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카메라 시장의 위축은 한국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라 이미 세계적 추세다.

◇ “한국 외 사업철수 계획 아직 없다”… A/S 관련, 향후 공식입장 밝힐 계획

이 때문에 유독 한국에서만 카메라사업을 철수하겠다는 올림푸스 측의 발표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 시장 카메라사업 철수가 글로벌 카메라 사업 전체에서 발을 빼거나 전반적인 사업구조 개편의 첫걸음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일본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의 디지털카메라 출하량은 1,521만대로 전년 대비 21.7% 감소했다. 올해도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디지컬카메라 생산량은 58만5,3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4%나 감소했다. 생산량 급감에 따라 수출과 판매도 감소했다.

올림푸스한국이 한국 시장에서 카메라사업을 철수한다는 소식은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용 중인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림푸스한국 카메라사업 직영점과 이스토어 영업이 오는 6월 30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종료되는데 서비스 등에 대해 걱정을 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이다.

카메라 A/S와 관련해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법에 의거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5년 동안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해 오는 2026년 3월 31일까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후 서비스는 해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며 비용적인 문제는 각 나라마다 상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소비자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한편, 올림푸스한국은 한국 내 카메라 시장 점유율 변동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반면 경쟁사인 캐논코리아는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DSLR·미러리스) 시장 점유율 자료를 즉시 제공했다. 캐논코리아에 따르면 캐논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2016년 45.9% △2017년 48.1% △2018년 54.8% △2019년 48.9%를 기록하면서 17년 연속 1위를 수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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