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민생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화 민생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김정화 민생당 대표가 28일 대표직을 퇴임했다. 김 대표의 퇴임은 지난 2월 24일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 합당 과정에서 대표직에 오른 지 95일 만이다.

김 대표는 원내 교섭단체(20석)였던 민생당이 4·15 총선을 거치며 원외정당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은 데 대해 당 대표로서 유감을 표하면서도, 끝까지 범여권 위성정당에 동참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민생당은 적어도 소신과 원칙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로서 선거 참패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동료 시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0석이라는 참혹한 총선 결과를 받아든 후 바로 사퇴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책임성을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당직을 내려놓는 일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좌초된 당을 수습해 다음 지도부가 새로운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사퇴보다 더 큰 책임과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총선 직후 당내 일각의 거센 사퇴 요구에 직면했지만 정면돌파를 택했다. 결국 김 대표는 지난 20일 이수봉 비상대책위원회에 지휘봉을 넘기면서 임기를 끝까지 채웠다.

김 대표는 민생당이 원외정당이 된 근본 원인에 대해 “계파주의 구태정치와 결별하지 못했고, 민생을 위한 정치개혁에도 미진했다”며 “동료 시민이 원하는 진짜 정치를 확실하게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민생당이 선택받지 못한 원인”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한 민생을 기대와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진짜 정치”라며 “동료 시민의 이익을 위한 진짜 정치의 길을 위해 민생당 곁에서 다시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퇴임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향후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지만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려고 한다”며 “스스로를 조금 더 돌아보고 국민 이익에 복무하는 역할을 고민하면서 진지하게 성찰할까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치인생을 걸어오는 과정에서 생각나는 공과 사를 하나씩 꼽아달라’는 취지의 질문에 “개인적인 공은 없다”면서도 “정치는 진실된 성품과 소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합당이 이뤄졌는데 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더불어시민당과 합당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국민을 기만하는 위성정당을 만들어선 안 된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오늘(통합당과 한국당 합당으로) 꼼수정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며 “민생당은 적어도 소신과 원칙을 지키면서 꼼수정당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건 지금 생각해도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이제 원외정당이 됐기 때문에 국회 안에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어도 원외에서 제3당의 역할이라는 효능감을 (국민에게)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외정당이 된 민생당이 향후 어떤 구체적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김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기 때문에 거기서 논의하겠지만 국회 제도권에 묶이면서 제한됐던 것들, 민생 현장에 들어가 국민 한분 한분을 만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국회 안에서는 최고위원회의가 있는데 국회 밖에서는 그런 딱딱한 것보다는 국민 중심의 최고위원회의가 될 수도 있다”며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해보는 과정에서 많은 콘텐츠가 생길 것이고, 한계가 있겠지만 어떻게 돌파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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