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이 '치킨퍼스트'를 선보이며 편의점 치킨의 브랜드화를 앞당기고 있다. / 미니스톱
미니스톱이 '치킨퍼스트'를 선보이며 편의점 치킨의 브랜드화를 앞당기고 있다. / 미니스톱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치킨,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즉석식품에서 두각을 보였던 미니스톱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본격적으로 치킨 자체브랜드를 선보이며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

◇ ‘치킨퍼스트’로 프리미엄 이미지 회복 정조준

편의점 치킨의 브랜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니스톱이 즉석식품군 중 하나인 치킨을 특화한 전문 브랜드 ‘치킨퍼스트’를 론칭했다. 브랜드명은 미니스톱의 PB(자체브랜드)인 ‘미니퍼스트’와의 통일성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 치킨 브랜드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GS25는 ‘치킨25’로 한 마리 치킨과 조각치킨, 꼬치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 ‘치킨짱’이란 이름으로 치킨을 판 세븐일레븐에서는 2018년 11월 자사 즉석식품 시리즈인 ‘정석’과 연계해 ‘치킨의 정석’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또 같은 해 연말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와 손잡고 ‘시크릿 테이스트 치킨 바이 비비큐’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GS25와 세븐일레븐의 경우는 정식 론칭 등 공격적인 홍보 활동 없이 운영돼 왔다.

미니스톱이 업계 선두 업체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치킨 PB를 알리는 건 ‘편의점 치킨의 원조’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니스톱은 국내 편의점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008년 매장에서 조각 치킨을 튀겨 판매하기 시작했다. 치킨류 외에도 다양한 즉석식품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지금은 보편화된 얼음을 담은 아이스커피를 2000년부터 도입했으며, 2010년에는 기기에서 직접 뽑은 소프트크림을 팔았다.

그러나 편의점 선진국인 일본에 못지않게 한국의 편의점 산업이 발전하면서 미니스톱만의 색채가 점차 퇴색해 갔다. 출점 제한 등으로 골몰하던 GS25, CU 등 국내 업체들이 어묵, 핫도그 등 핫디저트로 대표되는 즉석식품 제조 설비를 속속 도입하면서 미니스톱이 자부하던 프리미엄 이미지가 옅어졌다. 편의점의 상향평준화는 미니스톱과 같은 중견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

한때 업계 4위를 지켰던 미니스톱은 국내에서 점차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단기 목표인 3,000점 달성도 버거운 실정이다. 지난 2년 사이 보유 점포가 100개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쳐 2,600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사이 위드미 간판을 뗀 이마트24가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 추월에 성공했다. 지난 4월말 기준 전국 이마트24의 점포수는 4,700개에 이른다. 국내 유통 양대산맥인 신세계 그룹의 지원을 받는 이마트24는 올해 5,000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미니스톱의 연매출은 전년 실적에 못 미치는 1조 1,27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27억)은 같은 기간 4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마이너스 12억)은 3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미니스톱은 일본 미니스톱(96.06%)과 미쓰비시(3.94%)가 투자한 외국인투자기업이라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유니클로 등과 함께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됐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닭 특수부위인 닭껍질 튀김, 닭똥집 튀김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타사와 구별되는 명칭과 디자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하반기 출시 계획인 닭연골튀김, 치킨스틱 등 ‘치킨 퍼스트’에 걸 맞는 다양한 치킨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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