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가 현대복을 입고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 뉴시스
정일우가 현대복을 입고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한복이 아닌 2020년 현대 옷을 입고 돌아왔다. 정일우의 컴백이 유달리 반가운 이유다.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는 한 남자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비밀을 숨기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 삼각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정일우, 강지영, 이학주 세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삼각로맨스 구도가 점차 뚜렷해짐에 따라 흥미진진함을 더해가고 있다.

그동안 정일우는 사극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어왔다. 2006년 MBC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정일우는 MBC ‘돌아온 일지매’(2009)를 시작으로, △MBC ‘해를 품은 달’(2012) △MBC ‘야경꾼 일지’(2014) △SBS ‘해치’(2019) 등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로맨스와 액션을 오고가며 인생캐릭터를 경신해왔다.

사극 작품을 통해 그간 두각을 드러냈던 정일우 / SBS '해치' 방송화면
사극 작품을 통해 그간 두각을 드러냈던 정일우 / SBS '해치' 방송화면

이에 정일우의 ‘야식남녀’ 출연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모으기 충분했다. ‘야식남녀’는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이후 4년 만에 정일우가 선보이는 현대물이다. 특히 정일우는 KBS2TV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통해 수준급의 요리실력을 자랑했던 바. 극중 정일우는 심야식당 ‘Bistro’를 운영하는 야식 힐링 셰프 박진성 역을 맡았다.

앞선 제작발표회를 통해 정일우는 “아무래도 제가 맡은 역이 셰프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요리했다. 메뉴 개발도 장진모 셰프와 같이 했다. 뻔하지 않은 요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 기대감을 더했다.

그의 열정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청양고추를 듬뿍 넣은 탄탄면, 해물어만두, 된장찌개를 곁들인 집밥, 촉촉하면서도 바삭한 김치전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요리를 직접 만들며 시청자들의 뱃속 알람을 울리게 만든다. 정일우는 웍과 칼을 자유자재로 쓰며 ‘셰프 박진성’ 그 자체로 이질감 없는 열연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요리 실력을 뽐내며 셰프 박진성 역으로 완벽하게 분한 정일우 / JTBC '야식남녀' 방송화면
화려한 요리 실력을 뽐내며 셰프 박진성 역으로 완벽하게 분한 정일우 / JTBC '야식남녀' 방송화면

배우들과의 케미도 안정적이면서도 신선하다. 정일우는 계약직 예능 PD로 하루하루가 고비인 강지영(김아진 역)을 따뜻한 음식과 말로 위로하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따스하게 만드는가 하면,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이학주(강태완 역)과는 회를 거듭할수록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동성애 구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오랜만에 한복을 벗고 현대복을 입은 만큼 정일우는 ‘야식남녀’를 통해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포부처럼 정일우는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층 자연스러우면서도 입체적인 모습으로 작품 속에 스며들고 있다. 

단순 시간의 차이로만 볼 수 있지만 사극과 현대극은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말투, 행동 등 여러 요소들이 차이가 나는 만큼 연기톤 자체의 변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그만큼 배우 입장에서는 신경써야할 것들이 많을 터. 이에 사극 도전을 꺼리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사극은 사극대로, 현대극은 현대극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대를 타지 않는 배우 정일우. 그의 현대극 복귀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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