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건설의 매각설이 제기된 가운데, 이수그룹 측이 진화에 나섰다./이수건설
이수건설의 매각설이 제기된 가운데, 이수그룹 측이 진화에 나섰다./이수건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이수그룹 건설 계열사 이수건설의 매각설이 제기됐다. 그룹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실제 매각이 이뤄질 경우 그룹 차원에서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업계 및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수그룹은 이수건설 매각을 위해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현재 이수그룹은 자산 운용사, 중견 건설사, 부동산 디벨로퍼 등을 원매자군으로 점찍고, 매각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이수그룹 관계자는 “이수건설 매각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현재 공식적으로 진행 중인 사안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룹 측의 손사래에도 업계의 관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분 75.2%를 보유 중인 모회사 이수화학을 비롯해 이수건설의 현주소를 살폈을 때 이번 매각설을 근거없는 소문으로만 치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한 시점부터 최근까지 이수건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수건설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한 2009년 이수건설 지분 100%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같은 해 이수건설에 대한 첫 번째 지원도 이뤄졌다. 이수화학은 2009년 8월 4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2010년과 2013년에는 각각 800억원, 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가로 지원했다.

2018년 말에는 사옥 매각을 통해 이수건설에 600억원의 출자를 추가로 단행했다. 그룹 차원에서 건설업을 비중 있는 사업으로 여기고 있다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지원에 2017년 말 1,400억원에 달하던 이수건설의 차입금은 2018년 말 85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수건설은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에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수건설은 워크아웃 졸업 이듬해 186억원의 영업이익과 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13년부터 3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잉여현금은 3년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오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이 재차 1,200억원 규모로 증가하는 등 유동성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 1분기에도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설상가상 모회사인 이수화학의 상황도 점차 악화됐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1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년 연속 거둔 순손실이자, 전년 대비 1,074% 급증한 수치다. 이수건설 자회사 편입 당시인 2009년 71%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0%로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이수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수건설에 대한 지원 부담이 현실화됐다는 판단이다. 실제 이수화학이 이수건설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지원한 금액만 2,300억원을 웃돈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유상증자 등에 따른 자금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점, 그룹 차원에서도 핵심 계열사 이수화학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수건설 매각설’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지난 1일 기준 장중 최고가 9,780원이던 이수화학의 주가는 3일 장중 최고가 1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실제 매각을 진행한다면 모회사의 유동성과 이수건설의 사업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매각이 이뤄진다면 그룹 측에서도 부실 계열사를 떼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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