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동작구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시장 일대에서 차량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동작구을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시장 일대에서 차량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일 사법 농단 판사에 대한 탄핵 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의석수에 힘입은 민주당이 ‘과거사 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한 것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사법 농단 재판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180석으로 밀어준 이유가 제발 사법부 좀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해 달라는 뜻”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를 국회가 이제는 정말 제대로 견제를 해야 되겠다. 그 방법이 탄핵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사법 농단 판사들의 탄핵을 직접 언급한 것은 전날(4일) 재판에서 나온 증언 때문이다. 사법 농단 당시 인사 실무를 책임졌던 김연학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 의원의 인사 조처는 ′업무 역량 부족′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이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 부장판사는 양승태 사법 농단 사태의 잠재적 피고인”이라며 “폐쇄적인 법관 인사관리를 도맡은 양승태 사법부의 핵심인사였고 양 전 대법원장의 제왕적 전횡을 가능하게 한 사실상 실무총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정하기 어렵다면 국회와 국민이 나서야 한다”며 “사법 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이 같은 주장을 내세운 데 대해 민주당 ‘과거사 청산’의 강공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잘못된 현대사에서 왜곡된 것들을 하나씩 바로잡아가는 막중한 책무가 여러분에게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발의 조짐도 나오는 실정이다.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행태라는 평가다. 아울러 이 의원이 재판정에 선 증인의 발언을 두고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법 농단 재판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4일) 페이스북에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 전 교수는 “이 의원께서 법정에서 증언한 부장 판사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하신다. 그 분을 사법 농단 판사로 몰아 단죄하겠다는 얘기인데, 정작 그는 한 번도 사법 농단 판사 명단에 오른 적이 없는 이”라며 “자신의 정체를 까발렸다고 애먼 사람을 부역자로 몰아 잡겠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진 교수는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법관탄핵 1순위’는 이렇게 선정됐다. 180석이 참 무섭다”라며 “삼권분립이 제대로 보장되려면 의원들이 법관을 탄핵하는 것만이 아니라 법관들이 의원을 탄핵하는 것도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닌가”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관 탄핵을 사적 복수의 수단으로 삼는 이 의원 혹은 재판받는 자세가 지극히 불량한 최강욱 의원. 이분들도 국회에서 치워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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