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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차세대 엑스레이 기술로 의료산업 개척
SK텔레콤, 차세대 엑스레이 기술로 의료산업 개척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0.06.05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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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Nanox Imaging Ltd.)’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한국 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사진은 나노엑스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Nanox.ARC)./ SK텔레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SK텔레콤이 반도체 기반의 엑스레이(X-ray)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영상의료장비 시장 진출에 나선다. 

SK텔레콤은 5일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보유한 의료장비 기업 ‘나노엑스’의 2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한국 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나노엑스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인 후지필름, 폭스콘 및 요즈마그룹 등 유력 투자회사가 나노엑스에 투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나노엑스의 기술 잠재력과 혁신성을 확인하고 초기투자(Seed Round)에 참여했다. 이번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 사전투자(Pre-IPO)에도 참여하며 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2,300만 달러(약 282억 원)다.

SK텔레콤이 나노엑스의 투자에 적극 동참하게 된 배경은 차세대 영상의료장비가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IT시장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 등에 따르면 차세대 영상의료장비의 시장규모는 오는 2026년 358억 달러, 한화 약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이 독점 사업권을 확보한 나노엑스의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은 반도체의 나노 특성을 활용해 엑스레이를 촬영하는 차세대 의료장비 기술이다. 기존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으로 엑스레이를 촬영하던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꿨다.

일반적인 엑스레이 촬영 기기는 구리와 텅스텐 등으로 구성된 필라멘트를 최고 2000℃로 가열해 전자를 생성한 후 이를 빠르게 회전하는 애노드(Anode: 양극)로 쏘아 보내 엑스레이를 발생시킨다. 이후 일정 시간 피사체에 노출시켜 엑스레이 영상을 촬영한다.

반면 나노엑스의 ‘디지털 엑스레이’는 손톱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다. 반도체 속 약 1억 개의 나노 전자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찰나에 전자를 생성하고 엑스레이로 전환해 촬영한다. 필라멘트를 가열하거나 애노드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단계가 없다.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이 기술을 에디슨 전구가 LED(발광다이오드)로 진화했던 ‘빛의 혁신’에 빗대 ‘보이지 않는 빛의 혁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 엑스레이 촬영을 125년 만에 디지털화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방식의 필라멘트 X-ray기술과 나노엑스의 반도체 기반 디지털 기술 X-ray 특징 비교./ SK텔레콤

현재 나노엑스는 이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엑스레이·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Nanox.ARC)’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절차와 제품 양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해당 기기는 아날로그 제품들보다 더 선명한 화질로,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할 수 있고, 방사능 노출 시간을 3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엑스레이 촬영도 가능하다.

기존 엑스레이 촬영 장비의 대형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기존 1톤 무게의 장비를 200Kg 수준으로 경량화가 가능하다. 병원 내부 등 특수 환경에서만 설치가 가능했던 엑스레이· CT 촬영 장비를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비용적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1회 촬영당 비용이 기존 엑스레이의 10% 수준에 불과해 소형 의원이나 의료 부담이 큰 국가에서 엑스레이·CT 촬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ICT 및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양사 철학이 맞닿아 있다”며 “차세대 의료 기술과 5G, 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란 폴리아킨 나노엑스 대표도 “수년간 연구한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강력한 동반자를 얻게 돼 기쁘다”며 “누구나 의료 장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을 줄인다는 비전을 SK텔레콤과 함께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나노엑스 지분 투자 외에 사업도 직접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나노엑스로부터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의 한국,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해당 국가의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 기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SK텔레콤과 나노엑스는 한국을 차세대 장비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첨단 바이오 회사와도 협력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나노엑스의 반도체 FAB이 한국에 건설되면 차세대 의료 사업 개화 및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