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성남FC가 리그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영광 골키퍼의 활약이 돋보인다./뉴시스
올 시즌 성남FC가 리그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영광 골키퍼의 활약이 돋보인다./뉴시스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올 시즌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팀이 있다. 성남FC가 그 주인공이다. 그 중심에는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는 수문장 김영광이 있다.

성남은 과거 K리그와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던 강자였다. 지난해 전북현대의 우승으로 ‘3연패’ 타이틀을 나눠 갖게 되기 전까지 K리그에서 유일하게 3연패의 영광을 맛본 팀이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를 배출했고, 2018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신태용 감독은 성남의 ‘원클럽맨’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기업구단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후 하락세를 겪었다. 매해 스플릿 라운드 하위 그룹에 머물며 우승권과 거리가 멀어졌고, 2016년에는 K리그2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지난해 승격에 성공했고, 9위를 기록하며 잔류했다.

이러한 성남이 올해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남일 감독의 지휘를 바탕으로 2승 2무를 기록하며 K리그1 3위에 올라있다. 현재까지 K리그1 구단 중 무패를 기록 중인 구단은 성남과 울산현대 뿐이다.

성남의 돌풍은 수비력에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김남일 감독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뒤에는 수문장 김영광의 눈부신 선방이 있다. 성남은 현재까지 치러진 4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줬는데, 이는 K리그1 구단 중 최소실점이다.

김영광은 학창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는 등 국가대표급 골키퍼로 여겨졌지만, 굵직한 선배들에 밀려 다소 빛을 보지 못했다.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 월드컵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그다.

2013년을 끝으로 명문 울산을 떠난 이후엔 프로무대에서도 존재감이 크게 위축됐다. 2014년 경남FC에서 한 시즌을 소화한 것이 마지막 1부리그였고, 2015년 서울E랜드로 옮기며 2부리그로 내려갔다.

이후 오랜 기간 2부리그에 머물다 올해 K리그1으로 복귀한 김영광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4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수차례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1대0 승리를 견인했다.

김영광은 오는 7일 대구FC와의 홈경기에서 K리그 통산 500경기 출전을 기념해 등번호 ‘500’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예정이다. 500경기 출전은 K리그 역사상 5번째이자 골키퍼 중에는 3번째다.

K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의 강호’와 1부리그로 돌아온 ‘풍운아’ 김영광의 올 시즌 돌풍이 어떤 이야기를 남기게 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