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자재 공급처를 신세계푸드로 바꾼 캘리스코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캘리스코
최근 식자재 공급처를 신세계푸드로 바꾼 캘리스코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캘리스코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범LG가에 속하는 외식업체 캘리스코가 사업다각화에 힘을 주고 있다. 간판 브랜드인 사보텐 의존도에서 벗어나 신규 사업 등 활발한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남매 경영’을 펼쳐온 아워홈과의 관계가 틀어져도 당당히 홀로설 수 있다는 구지은 대표의 의욕이 분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 사보텐으로 역부족… 한식‧HMR 띄우는 속사정

최근 외식업계에서 캘리스코의 행보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가운데서도 점포 확장, 신사업 진출 등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일본식 돈까스에 주력해 온 캘리스코는 한식으로 외식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모던 한식집 ‘반주’에 이어 지난 4일 다이닝카페 ‘더 센트럴키친’을 새롭게 열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 들어선 더 센트럴키친의 메뉴를 보면 전반적으로 한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더 센트럴키친은 한식의 강화, 자체 브랜드 비중 증가 등 캘리스코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변화를 가져둔다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도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캘리스코가 2016년 선보인 자체 카츠 전문점 ‘히바린’은 연내 미국 뉴욕에 입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히바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사보텐’ 등 수입 브랜드 의존도가 높다는 캘리스코를 향한 세간의 인식을 깨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멕시칸푸드 전문점 ‘타코벨’은 지난 4월 서울 고속터미널에 15번째 매장을 열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캘리스코가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건 급격하게 달라진 경영 사정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식자재 수급과 IT, 회계 시스템 등에서 긴밀한 관계에 있던 아워홈과 ‘손절’하게 되면서 홀로서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빠인 아워홈의 구본성 부회장이 지난해 갑작스레 동생 구지은 대표가 운영하는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사의 관계는 크게 틀어졌다. 이후 갈등은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며 남매간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결국 2,000여종의 식자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캘리스코는 지난 3월부터 신세계푸드로 거래처를 바꾸며 ‘독립’을 선언했다. 재계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과 함께 ‘경영 DNA’가 뛰어난 여성CEO로 꼽히는 구 대표가 친오빠, 전 직장을 상대로 자존심을 걸고 맞붙게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1%대로 떨어진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주력 브랜드인 사보텐도 아워홈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7월 오픈을 목표로 사보텐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이 한창이다. 캘리스코 관계자는 “거래처가 바뀌면서 홈페이지에 변화를 줘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면서 “메뉴나 가격에 변동에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카츠류(2종), 소스류(5종)로 한정된 HMR(가정간편식)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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