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 1위인 산와머니(법인명 산와대부)의 대출 영업 중단이 장기화되고 있다. /산와머니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대부업계 1위인 산와머니(법인명 산와대부)의 대출 영업 중단이 장기화되고 있다. 신규 대출을 중단한 후 어느덧 1년 3개월이 훌쩍 넘었지만 대출 재개는 감감무소식인 모습이다. 

◇ 영업 중단 장기화로 쪼그라든 대출 자산  

산와머니는 일본계 대부업체로 200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오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모든 영업을 중단한 채 대출 원리금 회수만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산와머니는 지난해 3월 1일자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대출 재개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한 실정이다. 회사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상황이 바뀐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며 “신규 대출 재개 시점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영업이 개점휴업 상태다 보니, 대출 규모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산와머니의 대출금은 1조3,59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078억원) 대비 48.8% 가량 감소했다. 2017년에만 해도 대출금이 2조6,6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2년 사이에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대출 잔액이 줄면서 이자 이익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산와머니의 이자수익은 6,102억원으로 전년 동기(8,068억원) 대비 24.3% 감소했다. 이자수익 중 비중이 가장 큰 대출 이자이익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산와머니의 대출이자 이익은 4,660억원으로 전년(6,847억원) 대비 3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매관리비 등 주요 영업비용은 감소세를 보였다. 점포 통폐합과 인력 감축, 비용절감 등으로 각종 고정비용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산와머니의 지난해 급여지출액은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382억원) 대비 53.9% 감소했다. 이외에 복리후생비, 접대비, 통신비, 임차료, 광고선전비 등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시장 철수설 현실화될까 

당초 회사 측에선 대출 중단 배경을 놓고 “건전성 관리 차원”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대출 중단이 장기화되자 업계에선 한국 시장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지 오래다. 국내 대출시장이 법정최고금리의 잇단 인하로 수익성 저하에 직면하자 한국시장에서 발 빼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국내 대부업 시장이 이전보다 좋지 않아진 것은 사실이다. 2002년에만 해도 66%에 달했던 법정 최고금리는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더니 2018년엔 24%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향후 연 20%까지 낮출 계획도 세운 상태다. 

21대 국회 개원 이틀 만인 지난 1일에는 법정 최고금리를 20% 이하로 낮추는 법안이 발의됐다. 최고금리 인하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21대 총선 공약이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적극 밀어붙이다면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빠르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고금리 영업을 주로 하는 대부업계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실정이다. 업계에선 대부업체들의 사업 철수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부업체 수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등록 대부업체 수는 8,294곳으로 전년 말(8,310곳) 보다 16곳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부업 대출 잔액은 1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4,000억원) 대비 7,000억원 줄어들었다.  

산와머니는 영업 중단에도 지난해 2,6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3,431억원) 대비 순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손실폭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2019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 배당은 집행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고배당 행보를 보여 왔지만 올 초엔 집행을 중단한 모습이다. 수년간 무성하게 돌고 있는 산와머니 철수설이 과연 현실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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