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두 차례 한국시장 문 두드렸으나 결국 고배 들어
스바루도 경쟁력 약화에 한국 떠… 韓 시장 진출 2년8개월만

/ 뉴시스
미쓰비시는 두 차례나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자동차 기업으로 기록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닛산은 지난달 28일, 한국시장 영업을 올해를 끝으로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과 일본의 외교·무역 갈등으로 빚어진 반일 불매운동 ‘보이콧 재팬’이 발발한 직후 닛산과 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급감했고, 판매부진이 올해 상반기 말까지 이어지자 이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의 철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닛산보다 먼저 한국시장을 뜬 일본차 브랜드는 미쓰비시와 스바루가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한국시장에 두 차례 문을 두드렸다. 먼저 지난 2008년 대우자동차판매의 자회사인 MMSK라는 딜러를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전범기업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결국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적자에 시달렸다.

미쓰비시의 2008년 판매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2008년 연간 총 판매대수는 단 65대에 그쳤다. 이후 △2009년 483대 △2010년 546대 판매고를 올린 것이 미쓰비시의 한국시장 최고 성적이었다. ‘미쓰비시=전범기업’이라는 여론을 이기지 못한 미쓰비시는 결국 2011년 3월 한국 사업을 접었다.

2011년 한국시장을 뜬 미쓰비시는 2012년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열풍이 불자 이를 틈타 1년 만에 한국에 다시 발을 들였다. 2012년 3월 한국시장을 재차 노크한 당시 미쓰비시는 한국 자동차 유통회사 CXC모터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하고 6개 모델을 다시 들여왔다.

당시 미쓰비시가 들여온 차량으로는 △컴팩트 크로스오버 ‘RVR’ △픽업 트럭 ‘L200’ △다이나믹 세단 ‘랜서’ △295마력 수퍼차저 스포츠세단 ‘랜서 에볼루션(란에보)’ △도심형 크로스오버 ‘아웃랜더’ △정통 오프로더 ‘파제로’ 등이다.

그러나 다양한 차종을 국내에 들여왔음에도 미쓰비시는 2013년 10월 또 한 번 한국시장을 떠나게 됐다. 한국시장 재진입 단 20개월 만에 셔터를 내리게 된 것이다. 미쓰비시를 국내 시장에 재차 들여온 CXC의 최초 목표는 월 100대, 연간 1,000대 판매였다. 그러나 20개월 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미쓰비시 차량은 단 200여대 수준에 그쳤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2013년 하반기 서울지역 미쓰비시 대리점은 3곳이나 문을 닫게 됐고, 같은 해 9월에는 단 1대도 판매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CXC는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스바루는 한국시장에서 3년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지난 2012년 한국 영업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 뉴시스

포르쉐와 같이 복서엔진(수평대향엔진)으로 유명한 임프레자, 레거시 등을 생산·판매하는 스바루 또한 국내 진출 2년8개월여 만인 지난 2012년 12월을 끝으로 한국시장 영업을 중단키로 했다. 당시 스바루코리아 측은 “수입차 판매 경쟁으로 적자 폭이 늘면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바루코리아는 지난 2010년 매출 124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고, 2011년에는 매출이 177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53억원으로 도리어 늘어났다. 당기순손실도 43억에서 63억원으로 커졌고, 부채가 173억원에 달해 자산 70억원을 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자 스바루는 한국에서 사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한국을 떴다.

스바루와 미쓰비시는 각각 2012년, 2013년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후 다시 재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에 남은 일본차 브랜드는 토요타·렉서스와 혼다 등 총 3개 브랜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