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0%대를 기록한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 / JTBC 제공
시청률 0%대를 기록한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 / JT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가 첫 방송 이후 하락세를 거듭, 결국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야 말았다. 8일 방송된 ‘야식남녀’ 시청률은 0.8%(닐슨코리아 기준)로 나타났다. ‘야식남녀’, 무엇이 문제인걸까.

‘야식남녀’는 한 남자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벌어지는 예측 불가 삼각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탄탄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정일우, ‘부부의 세계’로 연기력을 입증한 이학주, 일본에서 오랜 내공을 쌓은 강지영이 주연으로 뭉치며 방영 전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세 배우의 조합에도 소재의 선입견이 주는 벽은 허물지 못했다. ‘야식남녀’는 흔한 남녀 러브라인뿐 아니라 동성애를 다루며 타 드라마들과의 차별화를 던지고 있다. 예능 PD 김아진(강지영 분)을 좋아하는 셰프 박진성(정일우 분)과 박진성을 좋아하는 천재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 분)의 러브라인 구조가 회를 거듭할수록 큰 비중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  

높은 연령대일수록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까지 큰 만큼, ‘야식남녀’는 젊은 세대를 저격했을 터다. 앞서 송지원 감독은 “히어로는 약자를 보호하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이다. 진정한 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라며 “박진성, 김아진, 강태완 세 캐릭터는 여물지 않은 여린 청춘들이다. 진짜 히어로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한 계기가 사랑이 될 것이다. 사랑을 통한 세 사람의 성장을 담고 싶었다”고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동성애를 다루는 JTBC '야식남녀' / JTBC '야식남녀' 방송화면
동성애를 다루는 JTBC '야식남녀' / JTBC '야식남녀' 방송화면

하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도 매력을 어필하기엔 ‘느린 템포’가 발목을 붙잡는다. 젊은 세대들의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이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조심스러운 소재인 만큼 ‘야식남녀’는 다소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난 8일 방송된 ‘야식남녀’ 5회 엔딩에서는 “고백부터 해. 용기있는 자가 사랑을 쟁취하는 법”이라는 박진성의 말에 강태완이 박진성의 팔목을 붙잡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는 장면이 담겼다. ‘야식남녀’가 12부작임을 고려했을 때 절반이 다 돼서야 박진성이 강태완의 짝사랑을 조금이나마 인지한 셈이다.

특히나 JTBC 드라마는 올해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 쫀쫀한 밀도감과 스피드 있는 전개를 장점으로 한 전작들로 큰 사랑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높여 놓은 상황. ‘야식남녀’의 느린 템포가 시청자들에게 유독 아쉽게 다가가는 배경이다.

이에 ‘야식남녀’는 젊은 층에서도 큰 관심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네이버TV에 올라온 타 드라마 클립영상 조회수가 보편적으로 1만 안팎을 기록하는 것에 반해, ‘야식남녀’ 클립영상은 2,000~3,000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물론 ‘야식남녀’를 사랑하는 애청자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일우와 이학주의 로맨스에 신선한 설렘을, 정일우의 쿡방과 강지영의 먹방에 힐링을 얻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시청자층이 존재한다. 마치 1%대 시청률을 기록했음에도 ‘인생드라마’ 평을 얻었던 ‘멜로가 체질’처럼 말이다. 다만 보편적인 시청자들이 즐기기엔 분명 한계가 존재해 보인다.

회를 거듭할수록 진해져가는 동성애 색깔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는 중반을 넘어가는 ‘야식남녀’가 애청자층을 지켜내는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만인의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소수들의 인생드라마로 ‘야식남녀’가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 ‘야식남녀’는 매주 월, 화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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