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렸다. 민주당 내에서는 현재 기본소득 도입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기본소득제 도입 문제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백가쟁명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본소득 도입 찬성론자는 적극적으로 ‘예찬론’을 설파하고 있고, 일부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 ‘증세’를 본격적으로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반대론자들은 재정 확충의 어려움 등을 지적하며 기본소득이 오히려 실질적 복지 혜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소득은 현재 재원에서 복지 대체나 증세 없이 가능한 수준에서 시작해 연차적으로 추가 재원을 마련해 가며 증액하면 된다”며 “우선 연 20만원에서 시작해 횟수를 늘려 단기 목표로 연 50만원을 지급한 후 경제 효과를 확인하고 국민의 동의를 거쳐 점차 늘려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원욱 의원은 증세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증세 없는 기본소득은 불가능하다. 재정 적자를 계속 감수할 수도 없다”며 “표를 얻기 위한, 정당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라면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기본소득 도입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 이전에 전 국민 고용보험이 우선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시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전 국민 고용보험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먼저, 집중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더욱 효과적”이라며 “‘보편적 복지국가’ 원리를 채택하고 있는 스웨덴을 비롯해 북유럽 복지국가의 그 어떤 나라도 전국민 기본소득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내 대표적인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의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도 기본소득 도입 논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최근 낸 ‘진보 진영의 복지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재정 확충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실현될 경우 이는 기존 제도와의 통폐합으로 인해 실질적 복지 혜택을 감소시키거나 혹은 생계 수준에 턱없이 미달하는 낮은 수준으로 제도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 국면을 계기로 고용보험 및 실업부조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당장의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받은 이들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향후 계속해서 반복될 고용 불안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데도 핵심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은 지난 9일 민주당 소속 의원이 모두 있는 SNS 메신저를 통해 이재명 지사가 설파하고 있는 기본소득제에 대해 “여전히 선별복지와 사회 투자가 답이다. 이재명식의 기본소득제는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 강화할 수 있다”며 “이는 서구 우파가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이유와 정확히 부합하는데, 불평등 완화 대신 경제 살리기와 성장이라는 우파적 기획에 함몰됐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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