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의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의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의전 대통령’으로 표현한 가운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이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진 전 교수의 발언은 10일 국민의당이 주최한 ‘온 국민 공부방’에서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는 거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을 보는데 이분은 정말 참 많이 고민했다는 걸 느낀다”며 “문 대통령을 보면 그게 없다”고 비교했다.

그러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일제히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해 이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진 전 교수의 발언은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 씨의 자유입니다만, 그걸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근거 없는 생각인 뇌피셜”이라고 표현했다.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은 “어디서 누구에게 확인해서 단정적으로 이야기했는지는 모르지만, 명백한 거짓”이라며 “누구에게 듣거나 어깨 너머로 본 게 아니라 내가 해봐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씀 자료 초안을 올렸다가 직접 연필로 가필하거나 교정한 문안을 받아보고 어떤 때에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안심도 하고 그랬다”며 “이를 증언해줄 이는 차고 넘친다”고 반박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또한 “사실이 아닌 것을 억측으로 사실인 양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문 대통령이 남이 써 준 것을 읽는다는 것은 대체 어디서 듣고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그간 여당 인사들에 대해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진 교수는 같은 날 강연에서도 “내가 하는 일은 민주당 사람들의 오인을 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 전 교수의 비판이 여당을 너머 문 대통령에 직접 향하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를 재빨리 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 전 교수가 이들의 반박에 재반박을 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진 전 교수는 10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유치하기는. 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 전 대통령 연설문을 봐라. 그분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서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는 빠져있는 것”이라며 “친구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 잘못 두신 듯”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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