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2020 서울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핑크퐁', '아기상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2020 서울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핑크퐁', '아기상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펼쳐지고 있는 당권 경쟁이 대권 경쟁에까지 불을 붙이면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대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대선주자까지 뛰어들면서 대선 전초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대선을 염두에 둔 정세균 총리가 이낙연 의원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을 당 대표로 지원할 것이라는 ‘설’까지 돌며 당권‧대권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당권 장악에 나선 이낙연 의원을 견제하며 차기 대선을 위해 활동 반경을 넓혀 가고 있고 이에 뒤질세라 박원순 시장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 여권 내에서는 박 시장의 대선을 향한 의지는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시장은 최근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신분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적 활동을 늘리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서울 모처에서 민주당 내 ‘친박원순계’로 불리는 박홍근, 기동민 의원 등 17명과 만나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선 출마와 연관된 박 시장의 향후 진로와 전당대회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시장은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견제구를 날리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박 시장은 ‘박원순계’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낙연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본인에 도움이 안될 텐데 이번에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원순, 극복해야 할 약점 ‘대중성’

박 시장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의원 관련 발언이 사실인지 질문을 받자 “(그날 대화를 기록한) 수첩을 보고 말씀드리겠다”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재명 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본소득’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전 국민 고용보험이 우선”이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주장을 하기 이전에 복지 재원 등 국가 예산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며 “(정치 지도자는)현실적이고 실증적이고, 또 효과적인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0만원씩만 전 국민에게 준다고 해도 예산이 62조가 들어간다”며 “지금 현재 국방비가 50조원이며,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 뺀 복지재원이 50조원에 달하는데 그 돈 다 어디서 나오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기반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지만 낮은 지지율과 약한 대중성, 당내 기반 취약 등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서울 시정을 세세하게 챙기는 것은 장점이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것이 약점”이라며 “이재명 경기지사에 비해 이슈 선점 능력이 떨어지는 점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박 시장의 약점은 대중성이다”며 “대선주자로서 가장 크게 발돋음 할 수 있는 전초 기지가 서울시장인데 장기간 시장직에 있었음에도 대선주자로서의 지지율은 많이 오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저력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략만 잘 활용하면 ‘이낙연 이재명’과 함께 3파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본다”며 “기성 정치에 때가 묻은 모습이 아니라 시민운동가에서 행정가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숨어있던 신선함을 다시 살려내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5~29일까지 실시한 5월 정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결과 이낙연 의원이 34.3%로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2위는 14.2%를 얻은 이재명 지사가 차지했고 뒤이어 3위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6.8%)인 것으로 집계됐다. 뒤이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6.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9%), 오세훈 전 서울시장(4.7%), 유승민 통합당 전 의원(3.4%), 원희룡 제주도지사(2.9%), 추미애 법무부 장관(2.8%), 심상정 정의당 대표(2.4%), 박원순 시장(2.3%), 김부겸 전 의원(1.8%)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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