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안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미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들은 화웨이에 납품할 경우 미국 정부의 승인을 허가받아야 한다. 시장분석기관들은 해당 조치가 오히려 미국 내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화웨이 제재안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미국의 IT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등을 제작하는 기업들은 화웨이에 제품을 납품할 시 미국 정부의 승인을 허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해당 제제안이 오히려 미국 내 IT(정보통신)산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이하 SA)는 10일 지난달 미국이 새롭게 발표한 화웨이 제재 정책이 미국 내 반도체 산업과 글로벌 리더십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SA는 이번 제재로 인해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업체인 브로드컴, 인텔, 마이크론, 스카이웍스 등이 영향을 받아 미국 내 일자리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대만의 IT기업 TSMC 등 미국의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 외국 반도체 회사들도 큰 타격을 받게 돼 글로벌 전자산업에 악형양이 미칠 것으로 봤다.

SA 크리스토퍼 테일러 RF 및 무선 담당 이사는 “화웨이에 대한 새로운 제재안은 국제 무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보다는 미국 내 정치에 의해 동기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정책으로 인해 미국 반도체 산업이 받을 피해 규모는 약 7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개발(R&D)산업의 위축과 지출 감소 등으로 인해 미국 반도체 업계의 미래 경쟁력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중 하나인 보스턴컨설팅그룹도 미국이 화웨이 제재안을 유지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3~5년 내 각각 8%p, 16%p에 달하는 시장점유율 하락 및 매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최대 4만명의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이하 PIIE) 역시 이번 제재안이 미국 내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PIIE는 지난 3일 발표한 ‘수출 통제: 미국의 다른 국가에 대한 안보 위협’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압박이 중국 기업에 기술과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 회사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미국 기술의 사용을 중지할 경우, 화웨이에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구글과 부품을 납품하는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PIIE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수출 길을 차단하려고 한다”며 “이는 값비싼 경제 비용을 지불하고 무역 및 외교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의 일방적인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미국의 동맹국들도 국가안보와는 무관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조치라고 평가한다”며 “미국의 수출 통제로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으며 이러한 피해는 동맹국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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