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정의기억연대 마포 쉼터 고(故) 손영미 소장의 사망에 대해 의문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곽 의원은 전날(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손 소장의 사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위원장을 맡고 있다.

곽 의원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부터 공식 답변받은 자료에 의하면 고인은 화장실 샤워기 줄로 목을 감고 앉은 채로 사망되어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고 한다”며 “경험이나 상식에 비추어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사인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곽 의원의 발언이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인 동시에 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강도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의원실 명의로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해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부검 결과 타살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그런데도 곽 의원은 ‘음모론’을 제기하며 고인의 죽음을 ‘의문사’, ‘타살’ 등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에서 비롯된 것일진대 이는 다시 한 번 고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역시 같은 날 브리핑을 열고 곽 의원의 기자회견을 비난했다. 정의당은 곽 의원의 기자회견을 두고 ‘극악무도’ 하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상을 치른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았다.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자극적인 표현들로 물타기식의 내용을 남발한 게 기자회견의 전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납득할 수 없으면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다는 말인가”라며 “고인의 죽음을 앞에 두고 희박한 근거로 음모론을 퍼뜨리는 행위는 규탄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또한 곽 의원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비판에 가세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용을 입에 다시 올리기 힘들 정도의 매우 부적절한 회견을 하는 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소장님의 죽음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