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요금과 접근성 ‘장애물’… 제2의 ‘수상택시’ 우려도 나와

국토교통부가 지난 4일 발표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에 따라 오는 2025년 드론택시가 상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드론택시의 상용화를 위해선 비싼 요금, 탑승장 접근성 문제 등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로 손꼽힌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의 상용화 목표를 주요 골자로 담고 있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특히 해당 로드맵에는 하늘을 나는 ‘드론택시’를 오는 2025년까지 상용화 한다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 개인용비행체(PAV)로 운행될 예정인 드론택시는 짧은 거리를 300~600m고도의 높이에서 비행하는 UAM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실증 비행을 거친 후 2025년부터 드론택시 상용화를 시작할 계획이다. 상용화 후 약 10년간은 조종사가 탑승해 운행하며, 기술 완성 단계인 2035년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하늘을 나는 드론택시를 타고 출퇴근할 날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싼 요금 △이·착륙장 등에 대한 접근성 문제 등으로 인해 드론택시가 제2의 ‘수상택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 여의도~인천공항까지 11만원… 택시요금 두 배 넘어  

우선 요금 문제가 제기된다. 대중교통수단의 경우 이용자들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맞는 적정한 가격대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 대중교통수단에 비해 드론택시의 요금이 훨씬 높게 측정된다면 이용자 수 확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드론택시의 예상 요금은 일반 택시요금과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먼저 일반 택시요금의 경우, 내비게이션을 조회해본 결과 인천공항에서 여의도(자동차 기준 약 55km)까지 이동하면  약 4만6,000원~5만1,000원 정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요금의 경우 1km 당 약 757원이 추가된다. 이동 시간은 약 55분 정도로 예측됐다. 

국토교통부 측에 문의한 결과 드론택시 요금은 상용화 초기 기준 여의도부터 인천공항(비행 기준 40km)까지 운행할 시 11만원 정도이며, 1km당 추가되는 요금은 약 3,000원 정도로 예상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소요 시간의 경우 약 20분 안쪽으로 예상된다. 

시간 측면에서는 드론택시가 일반 택시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반면 요금의 경우 일반 택시에 비해 훨씬 비싸게 나타났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는 현재 10km 미만의 단거리 운행계획보다는 30~50km 이상의 중장거리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최소 요금도 10만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용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운임 상용화 초기에는 모범택시보다 다소 비싼 요금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시장이 확대되고 자율비행이 실현되면 1km 당 요금이 500원 수준으로 예상돼 일반 택시보다 저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자율주행의 도입은 드론택시 기술의 완성화 단계인 오는 2035년에나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전까지 이용자들의 요금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류장의 이용자 접근성은 모든 대중교통수단의 필수조건이다. 드론택시 역시 상용화를 위해선 인프라 추가와 더불어 버스,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07년 당시 정부가 추진했던 수상택시(사진) 사업은 이용자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저렴한 요금과 짧은 이동 시간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뉴시스

◇ 접근성 해결… 제2의 ‘수상택시’ 되지 않기 위해선 ‘필수’

접근성 역시 드론택시 상용화를 위해서 요금 문제와 함께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이용자의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상용화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지난 2007년 당시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수상택시’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시는 교통 혼잡문제 개선을 목표로 여의도에서 잠실에 이르는 한강 구간에서 수상택시 사업을 진행했다. 

수상택시의 요금은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5,000원이다. 동 구간에서 일반 택시요금이 약 1만9,000원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이동 시간 역시 같은 구간에서 20분 정도로 약 40분이 소요되는 일반 택시보다 짧다. 때문에 수상택시 사업은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수상택시 정류장에 대한 접근성 문제가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수상택시를 타고 잠실나루에 도착한 뒤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선 결국 또다시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거주지 혹은 회사에서 수상택시 정류장까지 가는 이동시간까지 고려하면 자가용을 운전하거나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더 빨랐다. 수상택시 정류장이 위치한 여의나루역 근처에 거주하는 이용자들이 아닌 이상 이용하기 매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수상택시 사업은 결국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오명과 함께 지난 2014년 실패로 끝났다. 2016년 사업자가 바뀐 뒤 운항을 재개하긴 했으나 여전히 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관광 목적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다.

드론택시가 상용화된다면 기존의 버스·택시·철도·자가용 등이 혼합된 ‘연계교통’의 형태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용자가 드론택시 버티포트(드론 충전 및 지원이 가능한 이착륙시설)로 이동해 드론택시에 탑승한 후, 목적지에 가까운 드론택시 버티포트에 내려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는 수상택시 정류장으로 이동한 후 수상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가까운 정류장으로 이동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때문에 드론택시 버트포트의 접근성이 부족하다면 수상택시와 마찬가지로 이용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 측은 드론택시의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연계교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드론택시 서비스 준비는 아직 초기단계이나 향후 드론택시의 버티포트를 중심으로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 연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접근성이 부족했던 수상택시의 문제점이 드론택시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국토교통부는 여의도, 종로 명동, 강남 삼성역, 김포공항, 인천공항, 경기도 일산 등 지역에서 드론택시 버티포트 설치할 경우 교통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오는 2035년에는 한 도시권에 약 30여개의 버티포트가 설치되고 300여대의 드론택시가 운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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