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저축은행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 이미정 기자  호남권 저축은행인 동양저축은행이 꾸준히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 빠진 지방 소형은행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건전성 관리 부문에선 숙제를 드러내 눈길을 끈다.  

◇ 치솟는 고정이하여신비율… 부동산PF 채권 부실에 발목 

동양저축은행은 전라도 광주에 영업권을 두고 있는 신동해그룹 계열 저축은행이다. 회사 지분 100%는 신동해인터내쇼널(70.4%)과 신동해홀딩스(29.6%)가 나눠 보유 중이다. 과거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가 2010년 신동해그룹에 매각된 바 있다. 

자산 규모 2,900억원 가량의 소형 저축은행인 동양저축은행은 대주주 교체 후 한동안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2015년부터는 꾸준히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64억원으로 전년 동기(57억원) 대비 12.2%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는 2.21%로 업계 평균(1.76%)을 상회했다. 올 1분기엔 1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최근 다소 나빠지는 양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7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77%) 1.94% 포인트 오른 수치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전체 여신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쓰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지 않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1분기 기준 5.2%다. 동양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업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양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가 다소 악화된 배경에 대해 “예전에 진행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동양저축은행은 올 1분기 기준으로 59억원 가량의 부동산 PF 대출 채권을 갖고 있다. 해당 대출 채권의 연체율은 100%다. 채권은 부실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자산건전성이 분류된다. 통상 ‘고정 이하 자산’을 부실채권(NPL)이라고 부른다. 동양저축은행은 부동산 PF의 대출 채권 중 45억원은 고정으로, 14억원 가량은 추정 손실로 분류하고 있다. 해당 채권 부실 이슈가 건전성 지표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동양저축은행 관계자는 “향후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업황이 갈수록 녹록지 않아지고 있다. 당국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영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이에 수익성은 물론 리스크 관리 역량도 중요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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