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맨 넥타이는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착용한 넥타이이고 연대는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 사용한 연대이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맨 넥타이는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착용한 넥타이이며, 연단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 사용한 연대이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5·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지난 15일 북한을 향해 “대화의 창을 닫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반목과 오해가 평화와 공존을 향한 우리의 노력을 가로막게 두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대남 비판 상황에 대해 “우리가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야 할 것들”이라며 “지금 우리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에 숱한 좌절과 가혹한 이념 공세를 이겨내며 끝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대통령님의 용기와 지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00년 6월 15일, 한국전쟁 발발 5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의 지도자가 마주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두 지도자가 대화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시작 등의 성과를 언급했다.

이어 “2017년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짙어가는 상황에서 남북의 지도자가 다시 마주앉을 수 있었던 것도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두 지도자에게 있었기 때문”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 참여와 판문점 선언·북미정상회담 등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아직은 남과 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디더라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으며 나아가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신뢰다. 끊임없는 대화로 남북간의 신뢰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노력을 나는 잘 알고 있다”며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며 “우리 정부는 소통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며,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어려울수록 '작은 일부터,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평화는 누가 대신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남과 북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축사 촬영 때 착용한 넥타이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문 서명식 때 착용한 넥타이다. 또한 문 대통령이 발언한 연단(演壇)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 공동발표 당시 사용한 연단이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넥타이와 연단은 6·15 남북공동선언부터 4·278 판문점선언까지 18년에 걸쳐 남북이 함께해 온 ‘대화의 여정’을 상징하는 소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넥타이는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쓰던 물품을 동교동 자택에 보관하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 “6·15 정신을 계승해 달라는 뜻”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이 넥타이를 김 전 대통령의 기념관에 보관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18일에 서거한 이후 옷장에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김 의원이 10년 10개월 만에 옷장을 열어보니 ‘2000년 넥타이’들이 따로 보관돼 있었다는 것이다. 생전의 김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착용한 넥타이에 의미를 부여하고 특별히 보관하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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