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물적분할을 통해 자산관리업 등과 일부 자산을 떼어낸 것을 두고, 분리매각의 가능성이 제기된다./두산건설
두산건설이 물적분할을 통해 자산관리업 등과 일부 자산을 떼어낸 것을 두고, 분리매각의 가능성이 제기된다./두산건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두산건설이 결국 회사의 분할을 결정했다. 회사 내 자산관리업을 물적 분할해 100% 자회사를 신설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발(發) 위기로 두산그룹 차원에서 자산, 계열사 매각 등 자구안 이행에 나선 가운데,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두산건설의 매각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건설업과 임대사업 등을 제외한 자산관리업 등을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 ‘밸류그로스 주식회사’를 신설한다고 15일 공시했다. 신설회사에 회사 내 자산관리업을 분할하고, 두산건설에는 기존의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사업만이 남는 것이 골자다.

두산건설은 향후 신설회사 벨류그로스 지분 중 보통주 69.5%를 보유하고, 나머지 30.5%를 두산큐벡스에 800억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두산큐벡스는 두산건설의 레저사업이 분사한 회사로, 지주사 ㈜두산과 두산중공업이 각각 지분 29.2%, 36.3%를 보유 중이다.

두산건설은 이번 분할로 잠재적 리스크도 떼어냈다. 두산건설은 밸류그로스에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 제니스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을 넘긴다. 해당 자산들은 모두 장기 미회수 채권으로, 추가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 여겨진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번 분할의 목적은 분할, 신설도는 회사의 지분 일부를 처분해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설회사를 통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할은 두산그룹 차원의 구조조정과 채권단 자구안 이행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발(發) 악재로 유동성 위기 등을 맞았고, 이에 따른 여파로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가량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에 따른 자구안의 일환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과 핵심 계열사 매각 방안 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실제 두산그룹은 자구인 이행을 위한 조치로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해 왔다. 두산은 그룹의 상징인 두산타워를 비롯해 계열사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과 ㈜두산의 산업차량BG 사업부, 클럽모우 골프장 등의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계열사 중 두산건설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된다. 두산그룹은 그간 두산건설의 통매각을 원칙으로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매각을 진행할 경우 두산건설이 안고 있는 ‘인천 학익두산위브아파트’ ‘일산 제니스상가’ 등 부실 자산을 이유로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하향 조정하며 인천 학익두산위브아파트(256억원), 한우리 리조트(695억원), 일산 제니스상가(203억원) 등을 추가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는 자산으로 평가했다. 해당 자산들은 두산건설이 이번 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에 떼어내는 자산이다.

두산은 내달 두산건설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이 매각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잠재적 리스크 등을 떼어낸 만큼 본입찰이 흥행을 거둘지 이목이 쏠린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 두산거설 매각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당초 밝힌대로 모든 자산이 매각 대상이며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을 향후에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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