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위협과 관련해 여권 인사들의 옹호성 발언에 정치권이 시끄러운 분위기다. /뉴시스
송영길‧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북한 대남 위협과 관련한 발언에 정치권이 시끄럽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북한의 대남 위협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에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야당은 이들의 발언이 위기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은 송영길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서 나왔다. 송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포(砲)로 폭파하지 않은 게 어디냐”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을 두고서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북한이 예고한 대로 했다”며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그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대남 위협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의 탄생도 북한 입장에서는 큰 메시지였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윤 의원은 지난 9일에도 대북 전단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탈북자들을 향해 “그 나라가 싫어서 나온 사람들에 의해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북한의 대남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남북 관계가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북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규한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송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황 부대변인은 “국민의 불안감과 국가 안위는 생각지 않는 발언”이라며 “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아무리 북한을 옹호했던 송 위원장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 “건물 해체하는 데 대포 쏘는 나라도 있는가”라며 “송 의원의 낙관적 생활 태도와 창조적 개그 감각만은 높이 평가한다”고 비꼬았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윤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윤 의원은 태영호‧지성호 의원 같은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이 북한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며 “대한민국 국민 중 몇 명이나 동의할까”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력지 월 스트리트 저널은 두 의원에 대해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들의 옛 동포들이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라며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3만5,000명 탈북민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송 의원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불행 중 다행이란 의미였다.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강했다“며 “교통사고가 났을 때 불행 중 다행이다는 것이지 사고가 잘 났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