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북한이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적으로 폭파하자 당혹감에 휩싸였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에 문을 열었다.

민주당은 북한이 판문점 선언의 상징을 폭파하면서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자 대응책 마련에 골몰한 상황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부터 북한 동향과 관련된 비공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최근 북한의 강경 대응에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통과와 대북 전단살포 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등 북한 달래기에 나서는 분위기였으나 이날은 강경 태세로 전환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금도를 넘었다”며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이해찬 대표 “그동안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노력해온 남북한 모든 사람들의 염원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북쪽의 이런 행동은 반짝 충격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한국인들의 마음에 불안과 불신을 심어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가져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가 간 외교에는 어떠한 상황에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 판문점선언의 상징을 폭파하는 북쪽의 행동은 이 금도를 넘었다고 판단된다”며 “북쪽이 더 이상의 도발을 중지하고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정부는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전단 살포를 엄격하게 다루는 동시에 북한의 어떠한 추가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뒤이어 김태년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정상 간 남북합의를 깨뜨리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명백한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남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것에도 지켜야할 금도가 있다. 북한의 도발행위는 복잡한 한반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한은 어렵게 쌓은 남북 간 신뢰를 허무는 이런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추가도발이 있을 경우에는 북측이 모든 책임을 져야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의 말대로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매우 비상식적”이라며 “극단적 선택으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남북관계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남한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지 못 했다고 해서 이런 파괴적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지 북한은 냉정하게 돌아봐야할 것”이라며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더 이상의 비상식적·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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