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홀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홀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칩거가 당분간 이어질 조짐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과 제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결렬 후 사의를 표명, 현재 한 지방 사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복귀할 마음이 없다”며 심경의 변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바뀐 게 없다”며 “우리가 매번 발목을 잡는다고 했는데 우리 없이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는 민주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경우 주 원내대표가 대여(對與) 협상을 다시 이어갈 여지를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앞서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합당을 배제하고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에 반발한 통합당은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맞불을 놨다.

다만 민주당이 이제와서 법사위를 포기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통합당에 치를 이유나 명분이 마땅히 없는 만큼 주 원내대표가 기대하는 ‘민주당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통합당, 주호영 복귀 놓고 갑론을박… 적극적인 설득 움직임도

이후 주 원내대표가 지방에 머물며 심신을 추스리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정점식 의원은 전날(17일) 재선의원 모임에서 “주 원내대표가 빨리 칩거를 풀고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복귀는) 주 원내대표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주 원내대표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또 “원내대표가 상임위원 강제 배정과 일방적인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해 책임 지고 사퇴한 상황에서 (이제와서) 사퇴를 철회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가 이날 침묵을 깨고 복귀 의사가 없다는 심경을 밝힌 만큼 통합당 원내지도부 공백은 조금 더 이어질 전망이다.

성일종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지금 아무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상태”라며 “여당이 야당 팔다리를 다 잘라놓고 대북 이슈나 3차 추경이 급하다고 들어오는 것이 상식에 맞느냐”고 전했다. 성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민주당, 원 구성 마무리 예고… 통합당, 강경태세 유지

민주당은 내일(19일)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포함한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 이번주 내로 원 구성을 마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통합당 몫으로 배정하려던 예결위원장도 통합당이 계속해서 비협조 태도로 일관한다면 법사위 외 핵심 상임위도 민주당 몫으로 돌릴 수 있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그럼에도 통합당은 15일에 이어 내일 본회의에도 보이콧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그때(15일)보다 상황이 나아진 게 없다”며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할 테면 해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기습 폭파 등 국가적 안보 불안이 고조되면서 통합당 하태경·장제원 의원 등은 “국민 안전이 우선”이라며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 참여를 주문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통합당은 상임위 참여보다 대북안보·경제 등 자체 특위를 활용해 현안에 대응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통합당이 백번 양보해 각 상임위에 참여하더라도 민주당 텃밭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완만해지기까지 당분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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