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또 다시 노사갈등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한국지엠이 또 다시 노사갈등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년간 갈등양상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지엠 노사가 또 다시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시점이란 점에서 더 큰 우려를 자아낸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18일 인천 부평공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또한 이날 김성갑 지부장은 삭발을 통해 강도 높은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노조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사측의 부평 부품최적화물류센터 부지 매각 방침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이달 들어 부품최적화물류센터 부지 매각 방침을 밝혔으며, 최근엔 카허 카젬 사장 명의로 노조에 부지매각 계약 체결 사실을 통보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신차 및 생산시절에 투입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게 한국지엠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모습에 강하게 반발하며 부지 매각을 구조조정 음모로 규정했다. 노조는 앞서도 사측이 창원 부품물류센터와 제주 부품사업소를 세종부품물류센터로 통폐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노조 간부가 지난달 7일부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한국지엠 노사의 첨예한 대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 한국지엠 하청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인정 판결이 또 내려진 가운데, 노조는 사측에 불법파견 중단 및 법원 선고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한국지엠 노사갈등의 중심에 선 두 사안은 노사의 입장이 오랜 세월 첨예하게 대립해온 것이다. 당장 전향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최근 한국지엠이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로 격랑에 휩싸였던 한국지엠은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계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로 추락하는 등 부진 및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초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데 이어 북미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임단협 역시 해를 넘겨 간신히 매듭지었던 한국지엠 노사는 회사의 명운이 달린 트레일블레이저 국내 출시 당시 서로 손을 맞잡은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트레일블레이저를 둘러싼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노사갈등까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갈 길 바쁜 한국지엠이 노사갈등의 짙은 그림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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