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알이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진은 권태명 에스알 사장. /뉴시스
에스알이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진은 권태명 에스알 사장.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권태명 에스알(SR) 사장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들었다. 지난해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변경된 이후 첫 경영실적 평가 성적표라는 점에서 더욱 씁쓸함을 남긴다.

◇ 처음으로 평가 합류한 에스알, 기관평가·감사평가 모두 ‘낙제점’

기획재정부는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했다.

경영실적 평가는 각 공공기관의 경영 전반을 꼼꼼히 살펴보고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결과에 따라 기관장에 대한 경고 또는 해임건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고, 성과급 지급의 기준이 되며, 내년도 예산 편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가는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서면심사, 기관별 실사 등을 통해 진행한다. 올해는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중심의 평가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전분야와 윤리경영 분야를 엄격히 평가했고, 주요 사업의 국민체감 성과와 혁신성장 및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여도도 반영했다.

수서발 KTX SRT 운영사인 에스알은 올해 처음으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월,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유형이 변경되면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에스알은 첫 성적표부터 신통치 않은 결과를 마주하고 말았다. 에스알은 기관평가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이번에 평가에 포함된 36개 공기업 중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3곳 중 하나다. 평가에 포함된 전체 129개 공공기관 중에서도 D등급 이하를 받은 것은 17곳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다. 에스알은 감사평가 결과에서도 가장 낮은 ‘미흡’ 등급을 면치 못했다. 평가대상에 해당하는 31개 공기업 중 미흡 등급을 받은 것은 에스알과 한국전력기술 뿐이다. 준정부기관을 포함한 62개 평가대상 공공기관 중에서도 미흡 등급을 받은 것은 6곳 밖에 없다. 무엇보다 에스알은 기관평가와 감사평가 모두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유일한 공기업이 됐다.

이로써 권태명 에스알 사장은 기관장으로서 경고 조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2018년 8월에 취임해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권태명 사장은 이번 평가 결과에 따른 16명의 경고대상 기관장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에스알의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낙제점으로 장식하며 씁쓸한 역사를 남기게 됐다.

임기 만료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권태명 사장에게 남아있는 만회의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다. 만약 내년에도 D등급 이하를 받게 될 경우, 권태명 사장은 불명예퇴진의 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2년 연속 D등급 또는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해임건의 조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권태명 사장이 첫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의 아쉬움을 딛고 만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 또 다시 낙제점을 받아들며 ‘유종의 미’를 남기는데 실패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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