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사진은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당시 만난 정의용 안보실장과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뉴시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회고록과 관련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당시 만난 정 실장과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회고록과 관련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볼턴 전 보좌관은 그의 회고록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 정상들간의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 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정 실장의 이러한 입장문은 전날 저녁 미국 NSC에 전달됐다. NSC의 입장은 아직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수석은 정 실장의 입장과는 별개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한미 정상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며 청와대 공식 입장을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는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니라 정 실장이었으며,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회동에 문재인 대통령이 동행을 요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백악관에서 근무하다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지난해 9월 경질된 불턴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 회고록의 공식 출간을 앞두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간의 대화, 또는 외교관계에 있어서 협의 과정들은 밝히지 않는 것”이라며 “기본을 망각했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실장이 그동안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트파트였기에 정 실장과 주고 받은 얘기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본다”며 “그 부분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 기대하는 적절한 조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참모들이 직을 수행하면서 비밀 준수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허위사실에 대해 미국 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니 미국 쪽에서 판단해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볼턴 전 보과관이 회고록에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정 실장과 회동 내용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의 조현병 환자 같은 생각들’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그것(조현병 환자 같은 아이디어라고 표현한 것)은 자신이 판단해 봐야 할 문제”라며 “본인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볼턴 전 보좌관이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주장하는 것이라 뭐가 사실이다, 아니다 라고 밝히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판문점 회담 당시 상황 보도를 살펴보시면 볼턴 전 보좌관의 역할이 뭐였는지에 대해서는 저희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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