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로 뭉친 조진웅(왼쪽)과 정진영.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의리로 뭉친 조진웅(왼쪽)과 정진영.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조진웅이 감독으로 첫 도전에 나선 선배 정진영을 위해 ‘사라진 시간’에 노 개런티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끈다. 바쁜 일정에도 뜨거운 의리를 과시하며 정진영의 도전에 힘을 보탰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데뷔 33년 차 배우 정진영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조진웅이 원톱 주연으로 나섰다.

지난 18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가운데, 23일 ‘사라진 시간’ 측이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스토리를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충무로 대표 배우 조진웅이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는 것. 그는 제안을 받은 지 단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하며 동료 배우에서 감독과 배우로 다시 만난 정진영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특히 저예산 영화인 ‘사라진 시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 개런티 출연을 결심하며 남다른 의리를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인공으로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극 중 하루아침에 인생이 송두리째 사라진 형사 형구로 분한 조진웅은 인간미 넘치는 형사의 모습부터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인물의 복잡한 심경 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고의 제작진이 뭉쳐 완성한 ‘사라진 시간’. 정진영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 신강균(아래)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최고의 제작진이 뭉쳐 완성한 ‘사라진 시간’. 정진영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 신강균(아래)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감독’ 정진영을 위해 나선 이는 조진웅뿐이 아니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베테랑 스태프들이 총출동, 정진영의 데뷔작 ‘사라진 시간’에 힘을 실어줬다. ‘577프로젝트’ ‘최종병기 활’ ‘끝까지 간다’ ‘터널’ ‘범죄도시’ ‘악인전’ 등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켜온 장원석 대표가 정진영 감독의 데뷔작의 제작을 맡았다.

여기에 ‘도둑들’ ‘암살’ ‘곡성’ ‘독전’의 달파란 음악감독, ‘신세계’ ‘베테랑’ ‘내부자들’ ‘택시운전사’의 조화성 미술감독, ‘부산행’ ‘극한직업’ ‘백두산’의 허명행 무술감독, ‘히말라야’ ‘독전’ ‘악인전’의 홍장표 특수효과감독까지 최고의 제작진이 참여한 ‘역대급’ 조합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라진 시간’에서 형구의 삶을 하루아침에 뒤바뀌게 만든 수돌 노인 역을 맡은 배우 신강균은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과거 광고 기획자로 활약했던 것. 특히 침대 광고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를 비롯해, 화장지 광고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배우 박중훈이 출연한 맥주광고 ‘라라라’ 등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수많은 카피와 광고들을 탄생시키며 광고계의 전설로 불린다.

대학시절 총연극회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온 정진영을 위해 배우에 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신스틸러로 활약한다. 

마지막 숨겨진 이야기는 정진영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영화 ‘약속’(1998)과 형사로 출연한 수사물 ‘와일드 카드’(2003)를 연출하며 정진영 감독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김유진 감독의 특별출연이다. 김유진 감독은 형구가 자신의 사라진 과거 흔적을 찾기 위해 찾아간 집에 살고 있는 낯선 인물로 깜짝 등장해 짧은 순간이지만 절박한 형구의 심정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관객들에게 숨은 카메오를 찾는 재미를 선사한다.

하루아침 나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신선한 설정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 ‘사라진 시간’은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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