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예능 프로그램 1인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고 있는 전문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 KBS2TV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반려동물 예능 프로그램 1인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고 있는 전문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 KBS2TV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요리와 관련된 예능프로그램에 백종원이 있다면, 반려동물 예능프로그램엔 강형욱이 있다. ‘반려동물 1천만 세대’라는 말에 걸맞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수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는 대표 반려동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이에 개와 함께 하는 일상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는 추세. 개들의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사람의 눈높이에서 소통해주는 ‘개통령’ 강형욱의 존재감이 값진 이유다.

반려견 행동클리닉 전문회사 ‘보듬컴퍼니’ 대표이자 전문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은 국내 반려견의 인식을 크게 바꿔놓은 인물이다. 사람을 공격하는 개가 잘못 됐다며 혼을 내는 우리에게 강형욱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고 말한다. 개를 이해하기 위해 84마리의 대변을 먹기도 했다던 그의 노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강형욱은 반려견의 입장을 이해하고 개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그들과 ‘가족’으로 하나되는 법을 제시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시작으로 ‘개밥 주는 남자’ ‘개는 훌륭하다’ 등을 통해 반려견을 대하는 방식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는 강형욱 / KBS2TV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시작으로 ‘개밥 주는 남자’ ‘개는 훌륭하다’ 등을 통해 반려견을 대하는 방식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는 강형욱 / KBS2TV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시작으로 ‘개밥 주는 남자’ ‘개는 훌륭하다’까지. 강한 공격성을 지닌 강아지, 사람을 보면 무는 강아지 등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문제점을 지닌 반려견에게 강형욱이 내리는 솔루션을 모두 제각기다. 훈련사로 지내며 쌓은 지식과 함께, 반려견이 가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토대로 문제를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은 문제의 이유를 조곤조곤하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는 강형욱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진다. 

강형욱은 사람만큼이나 개들 또한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지난 22일 방영된 KBS2TV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사람을 무는 보더콜리 견종의 ‘코비’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코비’ 외에도 제작진이 답사한 이후 데려온 2개월 된 보더콜리 견종 ‘담비’가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주인의 행복만큼이나, 반려견의 행복을 추구하기에 보호자 앞에서 무릎을 꿇은 강형욱 / KBS2TV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주인의 행복만큼이나, 반려견의 행복을 추구하기에 보호자 앞에서 무릎을 꿇은 강형욱 / KBS2TV ‘개는 훌륭하다’ 방송화면

강형욱은 이미 코비 문제로 고민을 신청한 상황에서 담비를 데려왔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한편, 코비의 행동에 담비가 반응하는 것을 보고 “담비가 코비를 보호자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는 보호자와 담비가 더는 상호작용을 할 수 없고, 담비가 행복하게 자라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였다. 고심 끝에 강형욱은 “담비 혼자 사랑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사연자 앞에서 무릎을 꿇어 호소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묵직하게 만들었다. 강아지에 대한 강형욱이 지닌 철학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예능프로그램뿐 아니라 강형욱은 ‘강형욱의 보듬TV’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한층 가깝게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개를 키우다 보면 한번쯤 궁금했던 ‘강아지들이 가끔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강아지가 무서워하는 냄새가 있나요?’ 등 소소한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기도 하고, 견종에 따른 특징을 설명하는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금 더 친근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강형욱 / ‘강형욱의 보듬TV’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금 더 친근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강형욱 / ‘강형욱의 보듬TV’ 영상 캡처

최근 두드러진 활약에 정치권에서의 러브콜도 있었지만 단호하게 거절한 강형욱. 강아지와 사람이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단순 개를 잘 다루는 ‘개통령’ 그 이상의 가치가 느껴진다.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훈련 모습에 숨겨있는 ‘선한 영향력’에 대중의 열띤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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