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시사위크DB
한국맥도날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시사위크DB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 부임 후 경영 안정화에 집중하던 한국맥도날드에서 또 다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열악해진 근무 환경을 호소하는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표출되면서, 공들였던 ‘베스트버거’가 이룩한 성취의 빛을 바라게 하고 있다.

◇ 근로기준법 위반 진실공방… 빛바랜 ‘베스트버거’

‘햄버거의 대명사’ 본연의 자리를 되찾아가던 맥도날드가 난관에 부딪혔다.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한 하반기 경영 계획에 몰두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암초를 만났다. 매장 최일선에서 뛰는 핵심 인력인 크루(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한국맥도날드 본사를 규탄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은 24일 서울 공평동 한국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이후 노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고 있다며 본사를 성토했다. 노조는 “지난 1~4월 (회사는) 베스트버거 덕분에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실과 다르다”면서 “코로나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2월 둘째 주부터 근무하는 인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시간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단축해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바이트 고용자의 임금을 체불하는 대표적인 수법인 ‘꺾기’가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더이상 꺾기를 포함, 노동자가 동의하지 않은 근무시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기자회견이 끝나면 해당 크루가 근무하는 노동청에 체불임금 및 근로계약 위반으로 진정서를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맥도날드는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하고 있다. 근로자 수와 근로시간 모두 코로나19 이전과 다를 게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게 본사의 입장이다. 맥도날드는 “5월 기준 시간제 근로자 인원수는 1만3,000명 수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하다”며 “시간제 근로자의 인당 월평균 근무시간 역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코로나19 이전 1월과 비교해서도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상의 레스토랑 및 직원 운영에 있어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한다”고 강조했다.

◇ 소극 대처로 화 키운 맥도날드… 착오 반복되나

노조는 본사가 크루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거듭한다. 주문량이 증가해 매출이 증가한 만큼 더 많은 근로자들을 투입해 노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신정웅 알바노조 맥도날드분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대면 사업 활성화와 가격 할인 등으로 이전보다 버거 생산량이 30% 정도 증가했다. 8시간 동안 1분도 쉬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 이런 상황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넉달째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 부회장은 “크루엔 단순 알바가 아닌 생계형으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하다. 50대 가장에서부터 주부들도 있다. 월 140만원의 급여가 필요해 22시간 근무를 신청하면 7시간 정도 밖에 배정 받지 못하는 크루는 생계를 위협 받는다”면서 “본사는 한정된 인원에서 최대 효율을 끌어내려 하지 말고, 근로기준법에 부합하게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준수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노사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진실공방으로 치닫게 될 전망이다. 대화를 통한 봉합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4개월 차를 맞은 마티네즈 대표와 재도약을 다짐한 한국맥도날드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극적인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은 ‘햄버거병’ 사건이 주는 교훈을 벌써 잊은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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