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달 3개 이상 브랜드 100대 이하 판매고 기록… 대부분 신차 부재 
재규어, 올해 100대 이상 판매고 기록 ‘전무’… 인피니티보다 저조한 성적도

캐딜락이 국내시장에 세단과 SUV 차종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라인업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캐딜락 CT5. / 캐딜락
캐딜락이 국내시장에 세단과 SUV 차종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라인업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캐딜락 CT5. / 캐딜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자동차 브랜드들이 올해 상반기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한국시장에서의 파이를 넓혀가고 있다.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매월 판매량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신차 도입 계획이 없거나 더딘 수입차 브랜드는 매달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특히 올해를 끝으로 한국시장을 떠나는 한국닛산(닛산·인피니티)를 비롯해 △토요타·렉서스 △혼다 △포드 △재규어 등은 신차를 계획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력이 다소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보이콧 재팬’의 직격타를 맞고 한국시장 철수를 발표한 닛산보다 올해 누적 판매대수가 저조하기까지 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 1∼5월 누적 판매량, 1,000대도 넘기지 못한 브랜드 5개

올해 1∼5월 닛산의 누적 판매대수는 1,041대다. 5개월 누적 판매대수가 1,000대 이하로 성적이 저조한 수입차 브랜드는 △푸조 △캐딜락 △시트로엥(DS 포함) △재규어 △인피니티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9개 브랜드다. 이 중 슈퍼카 및 럭셔리 브랜드 4개는 일반인들이 구매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5개 브랜드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다.

5개 브랜드의 5개월 누적 판매대수는 1,000대를 넘기지 못했다. 월평균 200대조차 판매하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해당 브랜드 중 다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신차가 없거나 단 1대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공통점이다. 또한 푸조를 제외하고는 4개 브랜드가 전부 월간 판매량 100대를 넘기지 못한 때도 있었다는 점이다.

푸조는 지난해 1월 플래그십 세단 508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공개했으며, 이어 같은해 7월 508의 왜건 모델 508SW를 출시했다. 이로써 현재 푸조가 판매 중인 모델은 △508 △508SW △3008(GT 포함) △5008(GT 포함) 등 4종이다.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08 재고 차량까지 포함할 시 5종이다. 1년간 신차 부재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인 푸조는 3분기 풀체인지를 거친 2008(디젤·전기)과 208(전기) 등 3종의 신차를 출시해 반등을 노린다.

캐딜락도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플래그십 세단 CT6와 SUV모델 XT5, XT6 등 3종을 출시해 연간 신차가 1대 정도에 불과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4월 XT6를 출시했다. 지난해까지 판매하던 ATS와 CTS 모델은 한국시장 판매를 중단했다. 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든 만큼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좋지 못한 캐딜락은 하반기에 세단 CT4, CT5과 콤팩트 SUV XT4 등 3종을 새롭게 도입해 라인업을 재구성해 한국시장을 공략한다.

PSA 프리미엄 브랜드 DS의 전기차 모델 DS3 크로스백 E-텐스. / DS
PSA 프리미엄 브랜드 DS의 전기차 모델 DS3 크로스백 E-텐스. / DS

시트로엥은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다. 시트로엥은 지난해 SUV 라인업인 C5 에어크로스와 C3 에어크로스 2종을 출시했으며, DS는 플래그십 모델 DS7 크로스백과 콤팩트 SUV DS3 크로스백을 출시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시트로엥은 전년 대비 5월 누적 판매량이 90%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전망이 밝다. 하반기에는 스테디셀러 7인승 MPV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부분변경 모델과 PSA(푸조·시트로엥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DS에서 순수전기차 DS3 크로스백 E-텐스를 준비하고 있다.

재규어의 상황은 최악이다. 재규어는 지난해 순수전기차인 I-페이스를 끝으로 신차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이마저도 1억원이 초과하는 차량이라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 외에 지난 4월에는 XF와 F-페이스 2종의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을 출시했을 뿐 이렇다 할 신(新) 모델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즉, 재규어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억원에 달하는 순수전기SUV 1종만 새롭게 출시한 셈이다.

인피니티도 지난해 상반기 2세대 완전변경 QX50을 출시했으나 하반기에 접어든 직후 보이콧 재팬의 직격타를 맞아 판매량이 폭락했다. 한국닛산은 닛산과 인피니티의 지속되는 판매량 저조로 인한 적자에 버티지 못하고 한국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재규어가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I-PACE. <시사위크>
재규어가 공개한 고성능 전기차 I-PACE. <시사위크>

5개 브랜드 중에서도 재규어는 특히나 우려스럽다. 올해 1∼5월까지 월간 판매대수가 100대를 넘어선 때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 4월에는 49대를 판매해 인피니티 월간 판매대수 56대도 넘어서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재규어의 5개월 누적 판매대수는 347대다. 현재 상황에 비쳐볼 때 재규어는 올해 총 판매대수 1,000대를 넘기기도 힘들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는 브랜드 인지도와 신차 및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 등이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항상 선두권을 유지하는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이나 신차 또는 풀체인지 모델 투입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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