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2 12:50
‘첩첩산중’… 위기의 디스플레이, 대응 방안은
‘첩첩산중’… 위기의 디스플레이, 대응 방안은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0.06.2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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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2대 생산 산업 중 하나이자 반도체와 함께 IT산업의 중심으로 꼽히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수출 급감과 중국 등 해외 기업의 가파른 추격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IT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디스플레이 산업이 국내외 안팎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IT기기 수출 급감은 상반기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코로나19의 확산이 국내외서 산발적으로 지속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 실적 역시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굴기’를 위해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물량공세와 함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의 일본 기업들의 위협까지 가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놓인 셈이다. 

◇ 코로나19 등 악재 겹친 디스플레이… 올해 수출액 급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발표한 ‘2020년 5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분야 올해 5월 기준 수출액은 10억9,900만 달러, 한화 약 1조3,2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수출액인 15억6,300만달러(한화 1조8,853억원)에 비해 29.7%나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주 고객층이 모여있는 유럽, 미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든 것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2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8,16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1억1,240만대) 대비 27.4%나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LCD 생산 규모 감소도 디스플레이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 LG 등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LCD라인의 폐쇄·감축을 시행하고 있으며, 패널 단가까지 하락하는 추세다. 이는 LED, OLED 등 신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LCD사업이 쇠퇴하면서다.

산업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LCD 월간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2분기 기준 1,750만장에서 올해 2분기 1,140만장으로 34.9% 감소했다. 우리 기업들의 TV용 LCD 출하량 역시 지난해 5월 기준 690만대에서 올해 동월 390만대로 43.5%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폴더블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확대로 OLED의 단가는 상승했으나, 코로나 19확산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TV·스마트폰 수요 위축으로 OLED 수출이 부진했다”며 “국내업체의 사업재편으로 인한 LCD 생산 규모 감소도 디스플레이 수출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디스플레이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는 18.5%, 전년 대비는 18.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 실적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상무는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등의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하반기 디스플레이 시장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디스플레이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는 18.5%, 전년 대비는 18.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정유, 석유화학, ICT 등 12대 산업 생산 중 가장 크게 감소한 수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코로나19의 디스플레이 산업 영향’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의 주 수요처인 TV·휴대폰·PC 수요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7~9% 하락할 전망”이라며 “특히 도쿄올림픽, 축구 및 야구 등 주요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올해 TV 출하량은 전년대비 8%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대표 디스플레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도 밝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지난 4월 29일 개최된 1분기 삼성전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중소형 및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등의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사별 맞춤형 디스플레이 사업 특성상 고객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 경쟁국 턱 밑 추격…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 위협 가시화

코로나19 팬데믹 외에도 중국, 일본 등 해외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추격 역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계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굴기’를 선언하며 LCD, OLED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자국 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에 막대한 지원과 예산이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LCD 사업을 축소하는 상황이 겹치며 지난 2017년부터 세계 최대의 LCD 생산국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7년 LCD 굴기를 선언한지 딱 1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삼성 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아몰레드(AMOLED) 시장에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4년에는 한국의 AMOLED 생산능력의 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던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도 중국과 협공에 나섰다. 2015년 설립돼 OLED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일본의 디스플레이 기업 JOLED는 최근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 CSOT와 손을 잡았다. 

JOLED는 CSOT와 투자 및 업무제휴 협약을 맺고 TV용 OLED패널을 공동 개발한다. 200억엔, 한화 약 2,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업체가 3년 안에 TV용 OLED 패널을 대량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OLED, AMOLED 분야에선 기술차가 중국과 벌어진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CD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물량을 바탕으로한 '디스플레이 굴기'의 위협에 항상 노출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서 제작한 플렉서블 OLDE제품의 모습./ BOE

◇ 전문가들,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지속 위해선 기업과 정부의 노력 필요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사업 위축과 중·일 등 글로벌 경쟁국 등의 위협이 거세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직까지 기술장벽이 존재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OLED와 AMOLED의 경우 우리나라가 기업들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LCD굴기의 사례를 봤을 때 중국의 위협에 대비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언택트(비대면)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e-커머스, 원격 교육, 온라인 전시회 및 공연 등 신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민·관의 전략적 투자 및 비전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최된 ‘제3회 산업발전포럼’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김용석 사업단장은 “우리 기업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화, 중앙집중에서 분산집중으로 예상되던 디지털 전환보다 빠르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빠른 사업전환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용석 사업단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계가 추진해야할 중점전략으로 △중국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초저원가 구현 및 기술 초격차 확보 △융복합 신시장 창출을 위한 개술개발 및 인프라 조성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디스플레이 제조혁신 플랫폼 구축 등을 꼽았다. 

김용석 사업단장은 “고도화된 디스플레이 기술로 오는 2025년에는 시장 점유율 70% 이상, 경쟁국과의 초격차 기술 확보, 생산원과의 50% 이상 절감 실현 등의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기업의 신산업 및 전략제품 개발을 위한 접근 정책이 필요하며, R&D지원 시스템의 개선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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