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 사모펀드 운용사의 잇단 비리 및 환매중단 사태를 놓고 “당국의 규제 완화가 부른 참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규모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또 다시 터졌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펀드상품에 대한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이번에도 펀드 운용 과정에서 각종 불법행위 의혹이 드러나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반복되는 사고에 금융당국의 감독시스템도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이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은 잇단 사모펀드 사고를 놓고 “당국의 규제 완화가 부른 참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사무금융노조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자본시장이 대혼란에 빠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일련의 사태들은 최근 5년간 금융위원회가 추진했던 ‘묻지마’식 사모펀드 규제완화가 부른 정책실패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2015년을 기점으로 사모펀드와 이를 운영하는 자산운용업에 투자판단의 전문성과 투자위험 부담능력을 기준으로 적용했던 모든 규제를 없앴다”며 “(이로 인해)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해 수많은 업체들이 현저히 낮아진 자기자본 요건과 등록절차만으로 제도권에 진입했고, 펀드설립절차 간소화와 펀드 투자한도 완화 조치 등 정책 혜택을 독식하며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2015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사모펀드 운용사 진입 요건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설립 기준인 최소자본금은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또 “금융당국이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근본대책 마련은커녕 사태를 축소하며, 시장으로 책임을 떠넘기는데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옵티머스운용은 지난 18일 판매사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5호, 제26호’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당시 펀드 환매 연기 규모는 총 384억원이었다. 이후 추가 펀드 환매 규모는 9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업계에선 펀드 환매 규모가 최대 5,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현재 금융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하고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검찰은 24일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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