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 사태의 원인은 대통령의 인기 영합용 지시 탓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 사태의 원인은 대통령의 인기 영합용 지시 탓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정치권이 들끓는 가운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안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하필이면 최고의 직장이라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먼저 원인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원인은 대통령이다. 바로 문 대통령이 다녀가고, 직접 지시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근본적 대책 없이 정치 홍보와 인기 영합용 지시를 했다”며 “대통령의 말에 충성 경쟁하는 관료들과 기관장에 의해 노동시장의 질서가 흔들리고 혼란에 빠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 사태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례는 마치 옛날 군대에서 사단장이 방문하는 내무반은 최신식으로 꾸미고 다른 낙후된 시설은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에서는 아파트 사는 것도 로또고 정규직 전환되는 것도 로또”라며 “모든 것이 로또고 운에 좌우된다면 성실하게 노력하는 수백만 청년 세대의 절망감은 무엇으로 보상받는가”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 문제가 사회적 공정에 대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정치권에서 청년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안 대표는 “지금 수백만 취준생들의 목소리는 공정에 대한 요구이지 단순히 자신들의 피해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라며 “청년들의 요구와 분노를 철없는 밥그릇 투정이라고 매도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공정사회의 적이고 청년들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안 대표는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거론하며 정부의 태도도 질타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문 정권 들어서 공공기관 임원수는 7만 명 이상 증가하고, 부채 규모는 약 30조나 증가했다”며 “문 정부는 기능과 역할에 비해 날로 비대해지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가 이날 정부·여당의 질타를 쏟아내면서 야권의 대여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래통합당에서도 인천국제공항 사태를 ‘청년’과 ‘공정’ 문제로 쟁점화시킨 가운데 안 대표 역시 이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거론하고 나섰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정부의 기조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정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적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 역시 전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죄악시되고 말았다”라며 “지금은 일자리 정상화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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