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를 수사해온 검찰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
인보사 사태를 수사해온 검찰이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청년으로 돌아가겠다”며 2018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중대기로에 서게 됐다. ‘넷째아들’이라고까지 칭하며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구속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인보사 사태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25일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혐의는 약사법 위반·사기·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부정거래, 시세조종 등)·배임증재 등이다.

인보사는 이웅열 전 회장이 많은 공과 애정을 쏟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1998년 개발에 착수해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인보사 2액 성분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난 것이다. 이는 은폐 및 코오롱티슈진 상장 관련 의혹으로 이어지면서 거센 파문을 낳았다.

지난해 6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해 12월 코오롱생명과학 의학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한데 이어 지난 2월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도 구속기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보사 개발과 코오롱티슈진 상장 등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웅열 전 회장을 인보사 사태의 최종책임자로 지목하며 지난 18일 소환조사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구속영장 청구에 이른 것이다.

이로써 이웅열 전 회장은 중대한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2018년 11월 돌연 은퇴를 선언하며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밝힌 것이 무색하게 된 모습이다.

이웅열 전 회장은 이미 은퇴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여왔다. 은퇴 선언 직후 상속세 탈세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데 이어 차명주식 보유 및 은폐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부쳐졌다. 또한 수백억대 퇴직금 수령으로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이빨에 다 금이 간듯하다.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내려놓겠다”던 발언의 진정성도 의심받았다. 이어 인보사 사태가 터졌고, 급기야 자신을 향한 구속영장까지 청구되기에 이르렀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이웅열 전 회장 측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러한 오해는 반드시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9일 열린다. 구속 여부는 김동현 영장전담부장판사가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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