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 ‘5G’이 상용화된지 1년이 넘었으나 아직까지 ‘순수 5G’만을 사용하는 5G 단독모드(SA)의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5G의 요금을 내야하는 LTE서비스"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픽사베이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해 4월 5세대 이동통신 ‘5G’이 상용화된지 1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순수 5G’만을 사용하는 5G통신망은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올해 상반기 5G 단독모드(SA)의 상용화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목표보다 크게 지연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5G의 비싼 요금을 내고 서비스는 정작 LTE를 받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올 상반기 예상된 5G SA 상용화…  ‘코로나19’ 변수 발생으로 늦어져

현재 우리나라의 5G통신은 ‘5G 단독모드(SA)’가 아닌 비단독 모드인 ‘NSA(LTE 복합규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5G 비단독 모드는 데이터 전송의 경우 5G망을 통해 전송하지만, 데이터 처리를 위한 신호는 LTE망을 연동하는 방식이다. 

반면 LTE망과의 연동이 필요 없는 5G SA통신은 데이터 전송과 처리 신호 모두 5G통신망을 이용한다. NSA에 비해 데이터 처리 효율이 3배 이상 높고, 지연시간 단축, 통신 신뢰성 및 보안향상, 대규모 단말 접속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장점들로 인해 5G SA통신은 ‘진정한 5G 서비스’라 불리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서비스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통신 3사 역시 올해 초까지만 해도 5G SA통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1월 20일 SK텔레콤은 부산 지역 5G 상용망에서 국내최초로 5G SA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 당시 SK텔레콤은 5G SA 서비스 상용화 준비를 마쳤으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세계 최초의 5G SA통신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올해 초 5G SA 표준을 기반으로 제작된 장비들의 연동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5G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당시 통신사 관계자는 “상용망에서 5G SA통신에 성공했다는 것은 전체 산업에 혁신과 변화의 기반이 될 진정한 5G 네트워크 상용화가 목전에 있음을 의미한다”며 5G SA통신 상용화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1월, SK텔레콤이 부산 지역 5G 상용망에서 국내최초로 5G SA 데이터 통신에 성공하면서 국내 5G SA통신 상용화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점쳐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5G산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5G SA통신 상용화시기도 불투명해졌다./ SK텔레콤

그러나 올해 초 통신 3사가 내비친 자신감과는 달리 5G SA통신의 상용화는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부터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월 초만 하더라도 중국 내에 한정돼 있던 코로나19는 2,3월을 거치며 전 세계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경제와 산업 분야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시장 역시 글로벌 매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투자 감소와 통신망 확보 지연까지 겹치며 5G산업 발전에 제동이 걸렸다.

실제로 통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상반기 망 투자규모(CAPEX)를 원래 목표였던 2조7,000억원에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이 위축되면서 1분기 투자규모는 1조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상반기 4조원 대의 설비투자를 면 이통 3사는 상반기 망 투자규모(CAPEX)를 당초 2조7,000억원에서 4조원까지 늘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장기화 등 현장 문제까지 더해져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통신사 측, “5G SA 상용화 시기 불투명하지만 올해 안엔 구체화될 전망”

현재 통신사 관계자들은 5G SA통신 상용화 예상 시기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5GXRP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SK텔레콤을 포함한 통신 3사는 현재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5G SA통신 상용화는 단말기, 표준화, 비즈니스모델 구성 등의 여러 생태계 구성과,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의 불확실성이 크기에 당장 상용화 시기를 특정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KT 역시 “5G SA통신 상용화의 경우 단말기 등 장비 확보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긴 곤란하다”며 “정확하진 않지만 올해 안에 5G SA통신의 상용화 시기가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 된다”고 전했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5G SA통신 상용화시기를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KT 측은 올해 안에 5G SA통신의 상용화 시기가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통신사들의 기술 및 통신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KT 직원들이 경기도 파주산업단지의 상용망에 구축된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시험하는 모습 / KT

다만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5G SA통신 상용화를 위한 기술 및 통신망 확보에 힘을 쏟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다시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글로벌 IT기업 인텔과 5G SA 상용화를 위한 협력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현재 인텔의 장비를 이용한 5G SA 사용자 평면 기능(UPF)를 개발 중이다. UPF란 단말과 데이터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기능으로, 5G기지국과 네트워크 사이에서 사용자의 데이터 전송 단위를 목적지별로 분류 전송한다.

KT역시 25일 경기도 파주산업단지 상용망에서 5G SA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KT는 이번에 구축한 파주산업단지의 5G SA 상용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SA 서비스 안정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는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이철규 부사장은 “5G SA는 진정한 5G 네트워크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 산업 혁신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KT는 5G SA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차별화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서비스를 안정화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고객 중심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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