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9 12:20
정의당 혁신위가 내놓은 당 혁신 윤곽
정의당 혁신위가 내놓은 당 혁신 윤곽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06.26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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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혁신위원회가 의견 수렴을 마치고 당 혁신의 윤곽을 드러냈다. /뉴시스
정의당 혁신위원회가 의견 수렴을 마치고 당 혁신의 윤곽을 드러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당 혁신위원회가 닻을 올린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혁신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지난 총선 참패 이후 당의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온 혁신위는 내‧외부에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하고 나섰다. 혁신위가 집도의로서 의지를 강조하면서 탈바꿈할 정의당의 면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당 혁신위는 26일 국회에서 제8차 회의를 열고 그동안 혁신위 의견 수렴과정과 혁신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혁신위는 지난달 24일 본격 출범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한 의견수렴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의제 설정을 해왔다. 

지난 16일에는 이를 바탕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진행을 위한 준비를 마치기도 했다. 이들은 정체성‧정책‧아젠다혁신 소위, 정치활동혁신 소위, 조직‧시스템혁신 소위로 구분됐다. 조직‧시스템 혁신 소위는 집행‧당무 체계 개선과 조직‧시스템혁신을 구분한 두 개의 소위가 꾸려졌다.

그동안의 의견 수렴을 통해 혁신 의제를 취합한 정의당 혁신위의 목소리에는 크게 세 가지 대수술을 예고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당 정체성 재확립과 이어 시스템 수리, 지도 체제 개편을 공언했다.

◇ 진보정당 정체성 재정립

정의당은 그간 당 안팎에서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앞서 정의당 싱크탱크인 정의정책연구소 주최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도 정의당을 향해 ‘낡고 노쇠한 정당’, 기득권 정당으로부터 지대를 할당받는 ‘마름 정당’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진보정당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는 민주당과 관계를 끊는 것이 대두됐다. 또한 정치권 밖의 여러 계층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이혁재 혁신위원은 이날 “그동안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로 비춰졌던 모습을 철저히 극복해야 한다”며 “진보정당으로서 불평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민진 혁신위 대변인은 “정의당은 범여권이 아니다.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이 있다”며 “기득권의 입장과 진보의 입장 사이에 널뛰는 집권 세력의 실정과 실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교정하지 않으면 정의당은 국회 밖 사람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심지선 혁신위원은 “정의당은 진보를 표방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기존 보수정당, 중도정당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 지역 기반 다지고 당 대표 권한 축소

당내 시스템 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편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총선 당시 비례대표 검증 부실 논란 등 역시 혁신위가 손볼 과제로 언급됐다. 

정의당은 총선 당시 비례대표 논란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대리게임 논란을 비롯해, 신장식 변호사의 음주운전 논란 등이 연이어 터졌다. 비례대표 여성·청년 할당과 관련해서도 당내에서 말이 나오면서 비례대표 부실검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아울러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제외한 지역구 후보들이 모두 낙선한 것에 대해서도 경쟁력 부족이라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궁극적으로 중앙당과 시도당간의 괴리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혁신위 역시 이러한 부분에 적극적인 개선을 표했다. 이 혁신위원은 “당원과 소통 부재, 지역과 부문조직과 중앙당과의 유기적 협력체계 부재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하는가 하면, 홍명교 혁신위원 역시 “지역에서부터 힘을 키우고 당원 하나하나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는 당의 시스템 문제와 더불어 당 대표 권한 줄이기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현재 1인 당 대표 체제에서 당 대표의 의중이 사실상 당론처럼 여겨지는 것을 막겠다는 생각이다.

장태수 혁신위원은 “우리 당에는 중요사안을 의결하는 기관인 전국위원회가 있고, 당헌에 따르면 상무집행위원회는 집행을 점검하는 집행기구”라며 “그런데 전국위는 하반기 주요 사업을 결정한 적이 없고, 원내 활동 방침도 논의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혁신위원은 “대표 보좌기구인 상무집행이원회가 과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당 대표의 권한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라며 “심상정에서 다른 사람으로 대표를 바꾸는 것을 넘어서서 1인 대표 체제를 전복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밝혔다.

혁신위는 1차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오는 내달 17일 보고서 초안을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2차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8월 8일 혁신위원회 최종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당초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면서 임기 단축까지 약속한 상황에서 혁신위의 안은 전국위를 거쳐 수렴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혁신위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 상황이다. 그간 혁신위가 이어온 행보가 느슨해진 데다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탓이다. 강민진 혁신위 대변인 역시 “본래 혁신은 담장 바깥에서도 들릴 만큼 소란스러워야 하는데 집안에서만 조용한 혁신을 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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