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윤석열 대망론’이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윤석열 대망론’이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 총공세가 오히려 윤 총장의 몸집을 키운 형국이 됐다.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야권 주자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37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p)을 대상으로 6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정례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낙연 의원이 지난달 조사보다 3.5%p 하락한 30.8%를 기록하면서 1위를 지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4%p 상승한 15.6%로 3개월 연속 2위에 올랐다.

윤 총장은 두자릿수인 10.1% 기록하며 3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윤 총장은 4위를 기록한 홍준표 의원(5.3%)과 5위인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4.8%)를 여유있게 제치고 야권 후보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윤 총장이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윤 총장이 모름·무응답 등 유보층과 홍준표 황교안 오세훈 안철수 등 범보수·야권주자의 선호층을 흡수했다”며 “이낙연·이재명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지도자, 즉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윤 총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황교안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1%를 얻는데 그쳤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윤석열 대망론 실현되나

윤 총장이 10%대의 지지율을 보인 것은 여권이 최근 자진 사퇴를 압박하며 ‘윤석열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고,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공개 비판을 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30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총장을 영웅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특히 추미애 장관이 일등 공신이다”며 “스타일상 추 장관이 앞으로도 윤 총장에게 계속 공격을 가할 것으로 보이고 그러면 그럴수록 윤 총장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4‧15 총선 이후 황교안 통합당 전 대표를 대신할 야당의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총장 지지도가 10%란다. 놀랄 일도 아니다”며 “황교안이 무너지고 그 공백을 대신할 주자가 없으니 선택지가 없는 보수층이 윤석열에 매달릴 수 밖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대선주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야권 입장에서는 윤 총장의 잠재력을 나타내주는 결과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야권의 대선주자가 지금 뚜렷하게 부상이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선주자’가 현실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지지율 상승 추이는 검찰총장으로 있는 동안 계속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되기 때문에 버티기만 하고 여권과 대결하는 것만으로도 지지율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통합당 내에서는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윤 총장을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하는 것은 향후 그가 실제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드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원 전 통합당 의원은 지난 29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 “야권에서 지금 우리 당에 입당해 대선주자로 뛰어보라고 얘기하는 것은 윤 총장에게 엄청나게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직무 집행의 공정성을 의심 받게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정말 그런 생각(대선 출마)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판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