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에서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연주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보수 진영에서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연주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부가 6·25 70주년 추념식에서 편곡해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국가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에서 ‘색깔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편곡 의뢰를 받은 KBS 교향악단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70주년 추념식에서 편곡된 애국가를 연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보수 언론은 지난달 29일 “일각에선 이날(25일) 연주된 애국가 전주 부분이 북한 관영방송인 조선중앙TV 등에서 방송하는 북한 ‘애국가’에 삽입되는 전주 음정과 거의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를 비롯한 보수 유튜버들도 “북한 애국가 앞 소절을 그대로 따서 대한민국 애국가로 그대로 연주했다”며 색깔론에 불을 지폈다.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도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도입부 10초가량이 북한 국가와 흡사했다. 내 귀를 의심했다”면서 “애국가를 새롭게 연주했다지만 북한 국가와 비슷하게 편곡해서야 되겠나”라고 동조하고 나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태영호 의원을 향해 “해도 너무하다”면서 “색깔론”이라고 강한 비판을 가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번에는 살아있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말 한 마디로 사망에 이르게 하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행사에서 사용된 애국가 전주가 북한 국가와 같다고 색깔론을 펼친다”며 “북한 국가 운운하다니, 해도 너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가짜뉴스와 색깔론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한반도 평화를 훼손하는 행위는 누가해도 잘못”이라며 “더욱이 국회의원이 할 행동은 아니다. 스스로 말의 무게에 책임을 지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훈처는 지난달 29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논란에 대해 “6·25전쟁 제70주년과 유해봉환식을 고려해 장엄한 관현악곡으로 애국가를 연주했을 뿐 북한 국가와는 무관하다”며 “이번 6·25행사가 70주년과 국군전사자 유해봉환식이 함께 거행된다는 점을 고려, 애국가가 특별히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연주될 필요가 있다고 논의했고 이를 KBS 교향악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S교향악단은 장엄한 울림이 잘 전달되면서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악장,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 바그너 ‘로엔그린’ 등에서도 흔히 사용돼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곡으로 애국가 전주를 연주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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