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당시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 참석에 앞서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박지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지난 5일 국정원장 후보자 지명 최종 결정은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당시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 참석에 앞서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박지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청와대는 “국정원장 후보자로 박지원 전 의원이 낙점된 것은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5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자의 경우 다양한 루트의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안보실장이나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은 콕 집어 역할을 특정·한정할 수 없지 않나”라며 “박 후보자의 경우 어떤 역할로 추천이 왔는지 알 수 없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원장 후보자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장 후보자가 발표됐을 때 과거 박 후보자가 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던 일 등 두 사람의 ‘악연’이 화제가 됐다. 이에 문 대통령이 ‘깜짝 발탁’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지난 일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문 대통령은 결국 선거때 일어난 과거사보다 국정과 미래를 생각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서 청와대 내부의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냐는 질문에는 “그런 평가가 있을 것이라는 걸 (문 대통령이)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라며 “박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겠다’고 한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지난 3일 인사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고 쓴 바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장 후보자로 박 후보자가 낙점된 것은 지난달 17일 즈음이다. 지난달 17일은 북한 사태와 관련해 외교안보 원로들과 문 대통령이 오찬을 가진 날이다. 즉 인사 검증을 거치는 보름 동안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를 두고 “(보안 유지의) 1등 공신은 박 후보자 본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에게 언론 취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전혀 새어나가지 않았다”며 “박 후보자는 당일까지 보안을 철저히 유지했다. 발표 15분 전까지 생방송에 출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후보자는 청와대 공식 발표 1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MBC ‘박지원의 정치 전망대’에 생방송으로 출연했다.
 
청와대 내부에서 어느 수준까지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를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아시는 분이 많지 않았던 걸로 안다”며 “내부 보안도 철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원로 오찬이 영향을 미쳤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박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시기가 공교롭게 그 무렵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지난달 17일 원로 오찬 이후 문 대통령과 따로 면담을 가졌느냐는 질문에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단수 후보였냐는 질문에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점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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