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소비 심리… ‘RBSI’ 백화점‧편의점 큰 폭 개선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평일 전환… 규제 개선 목소리↑

대형마트를 제외한 주요 유통업체들이 3분기 경기가 소비 심리 회복으로 전 분기 대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를 제외한 주요 유통업체들이 3분기 경기가 소비 심리 회복으로 전 분기 대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유통업계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2’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2분기(66)에 비해 침체가 다소 둔화되며 긍정적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BSI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100에 미달하면 그 반대다.

3분기 RBSI 지표가 일부 개선된 것은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한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2월부터 연속 하락하던 지수가 4월 최저점을 찍고 두 달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의 ‘5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4.6% 증가했다. 산업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결과 또한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했다.

단 업태별 전망치를 보면 업종에 따라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높은 상승폭을 기록해 2분기 위축에서 한 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소폭 상승에 그쳐 3분기도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백화점은 모든 업태 중 가장 높은 상승폭(32p)을 기록하며 업황 개선 전망이 강했다. 백화점 업종은 2월부터 4월까지 매출이 바닥을 칠 정도로 침체가 깊었다. 그러다 최근 ‘동행세일’과 ‘면세품 국내판매’ 등과 같은 판촉행사를 통해 매출 반전에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여름휴가가 시작되며 의류 및 화장품 등 패션잡화의 실적도 개선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편의점도 매출 신장과 계절효과 기대에 힘입어 큰 상승폭(27p)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두 번째로 높은 부정적 전망치(55)를 보였으나,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인한 매출 증가와 함께 모바일 주류(와인) 판매 허용이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여름은 더운 날씨 탓에 음료 판매가 증가하고 심야 활동이 많아지기 때문에 편의점의 대표 성수기로 꼽혀 긍정적 전망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는 여전히 먹구름이다. 방문객 급감과 더불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품 및 생필품마저 온라인에 내주며 지난 분기에 역대 최저 전망치(44)를 기록했다. 또 2분기에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매출 진작 효과를 보지 못했다. 3분기 회복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의는 “영업 시간제한 및 의무 휴업과 같은 규제로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발길이 끊긴 소비자들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전망치(51)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슈퍼마켓도 전망치가 소폭증가(8p)에 그치며 3분기에도 뚜렷한 실적개선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홈쇼핑은 모든 업태들 중 가장 높은 전망치(97)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 온라인 판매는 생필품을 제외한 기타 품목들 부진으로 10년 만에 100밑으로 하락했다. 3분기 전망도 부정적 범위이나 최근 소비심리 회복으로 생활․가구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으로 가전 매출 증가세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통산업의 각종 규제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진작 정책은 소상공인들과 지역상권 보호에는 성과가 있었으나,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온라인 판매금지 품목 허용, 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 완화, 의무휴업일 및 영업제한 시간 온라인 배송 허용 등을 통해 유통업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회복 추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추가 경기보강 정책이 적기에 실행될 필요가 있으며, 유통규제에 대한 합리적 개선이 뒤따라야 소비회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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