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2주년을 앞둔 티웨이항공이 주가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상장 2주년을 앞둔 티웨이항공이 주가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LCC 티웨이항공이 오는 8월 1일 상장 2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상장 전 그렸던 청사진은 산산조각난지 오래다. 상장 이후 줄줄이 이어진 대형 악재 속에 주가는 날개를 잃고 추락했다. 전망 또한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씁쓸했던 상장 1주년에 이어 암울한 상장 2주년을 맞게 됐다.

◇ 2018년 상장 흥행 실패로 시작된 잔혹사

티웨이항공은 LCC업계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 상장대열에 전격 합류했다. 제주항공, 진에어에 이어 2018년 8월 LCC업계 세 번째로 상장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LCC업계를 비롯해 항공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뚜렷한데다 전망도 밝았기 때문에 티웨이항공의 상장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상장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우선, 상장과정에서부터 뒷말이 나왔다.

티웨이항공은 상장과정 중 희망공모가액을 산출하며 동종업계 진에어를 비교대상인 ‘유사기업’에서 제외했다. 6개월 내에 대표이사가 두 차례 변경된 것을 제외 배경으로 꼽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희망공모가액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당시 진에어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었다. 이에 일각에선 희망공모가액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산출된 희망공모가액은 주당 1만4,600원~1만6,700원. 그러나 저조한 수요예측 속에 최종공모가는 희망공모가액보다 낮은 1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이어 공모 청약도 1.15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 철회 혹은 미매각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흥행 참패가 아닐 수 없었다.

◇ 주가 반토막났던 상장 1주년, 2주년엔 다시 반토막

아쉬운 행보는 상장 이후에도 계속됐다. 상장 첫날부터 하락세를 보인 주가는 40여일 만에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장 50여일 째인 2018년 9월 19일 이후로는 아예 1만원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티웨이항공은 상장 첫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엔 악재가 연이어 터졌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년부터 보잉737-맥스8 항공기를 도입하려했지만 2018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로 전면 무산됐다. 티웨이항공은 상장을 앞두고 비전을 제시할 때도 보잉737-맥스8 항공기를 10대 도입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었기에 타격이 컸다.

항공업계 전반의 분위기도 상장 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포화상태라는 지적과 함께 위기설이 솔솔 제기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신규 LCC면허가 발급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2019년 하반기부턴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일본발 악재’가 항공업계를 덮쳤다. 한일관계 악화로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거세졌고, 일본 여행 수요도 급속히 위축된 것이다.

단거리 노선 의존도가 높은데다 2016년 ‘사드 갈등’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비중이 컸던 LCC업계는 직격탄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 티웨이항공은 LCC업계 가운데서도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결국 지난해 8월 1일 상장 1주년을 맞은 티웨이항공의 주가는 5,2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최악의 악재가 나타났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항공업계가 중대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국가 간 이동이 철저히 제한되면서 항공업계의 일감이 뚝 끊긴 것이다.

이 같은 최악의 사태 속에 상장 2주년을 앞두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주가는 6일 3,055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내려앉은 주가다. 상장 1년 만에 반토막났던 주가가 1년 만에 또 다시 반토막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3월 중순에는 2,000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처럼 상장 이후 줄곧 힘을 쓰지 못하는 주가로 인해 티웨이항공은 투자자들에게 체면이 서지 않고 있다. 또한 상장을 통해 기대했던 여러 효과들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다른 항공업계와 마찬가지로 위기 극복을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꽉 막힌 해외노선 대신 국내노선을 최대한 활용했고, 파격적인 사전예매 할인 이벤트 등 마케팅도 적극 진행했다. 아울러 비상경영 상황 속에 임원 임금 반납 및 전 직원 대상 유급휴직 등을 실시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호주, 키르기스스탄 노선에 이어 5월엔 크로아티아, 타지기스탄 노선을 확보하며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항공업계 정상화는 더욱 요원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확산세가 누그러지더라도 항공업계의 수요 회복은 다른 업계에 비해 더디게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장은 정부 지원 등을 통한 생존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티웨이항공 상장 이후 항공업계에 여러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웨이항공 주가는 언제쯤 날개를 달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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