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입장문 가안 유출 논란에 대해 “언론플레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뉴시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입장문 가안 유출 논란에 대해 “언론플레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입장문 가안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강욱 대표는 지난 8일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건의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2시간여 지난 오후 10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검사장을 포함한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최 대표는 해당 메시지를 올리며 “‘공직자의 도리’ 윤 총장에게 가장 부족한 지점. 어제부터 그렇게 외통수라 했는데도…ㅉㅉ”이라고 비판을 덧붙였다.

그러나 최 대표가 올린 법무부의 입장은 이날 오후 7시50분께 언론에 배포된 메시지와 내용이 달랐다. 법무부가 언론에 배포한 공식 입장은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음’이었다.

최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는 법무부가 추 장관과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일종의 가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는 ‘조국 백서’의 저자들을 비롯한 여권 지지자 상당수가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최 대표는 글 게시 후 30분가량 지나 삭제한 뒤 “공직자의 도리 등의 문언이 포함된 법무부 알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어 삭제했다. 법무부는 그런 알림을 표명한 적이 없다”며 “혼선을 빚어 송구하다”고 밝혔다.

법무부 한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문구 조율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안이 유출된 것을 인정하면서 “어떻게 나갔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법무부 들여다보는 최강욱’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논란이 되자 최 대표는 “완전히 헛짚었다”며 “언론플레이”라고 발끈했다.

최 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또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를 하는군요”라며 “청와대 배후설을 음모론으로 미래통합당에서 제기하더니, 마치 제가 법무부와 교감하며 뭔가를 꾸미는 것처럼, 누가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흘린 기사인지 짐작은 갑니다만, 완전히 헛짚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오후 내내 충남 공주에서 특강을 하고, 세종시에서 그간 보고싶던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 늦게 귀가했다”며 “뭔가를 주고받으며 일을 꾸미기엔 너무도 많은 분들과 함께 했고, 귀가하는 과정에서 SNS를 살피다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적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글을 올리고 20여분 후, 글을 보신 다른 지인이 법무부가 표명한 입장이 아니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알려와 곧바로 글을 내리고 정정한 것이 전부”라며 “‘법무부 가안’이 존재한다는 점은 아랫 기사에서 처음 알았고, 제가 법무부를 들여다본다는 표현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철저한 진상 파악을 촉구하고 나섰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른바 ‘교감설’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정황인 것”이라며  “법을 수호하는 법무부가 이런 엄중한 사안에 대해 ‘모르쇠’로 어영부영 넘어가려 하는 것은 국민알기를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엄중하다. 허울 좋은 궤변과 모르쇠로 국민들을 속일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파악을 통해 국민 앞에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2의 국정농단 단상”이라며 “최강욱 법무부장관께서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옮겨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이제 그 ‘다른 분’이 누구인지 밝히면 되겠네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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